경제·금융

브라질대선 좌파룰라 '돌풍'

1차 47% 압도적 승리 불구 과반확보 실패 6일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좌파인 브라질노동당(PT)의 루이스 이냐시오 룰라 다 실바 후보가 47%의 득표율을 기록, 1차 투표 당선 확정을 위한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그러나 득표율 24%를 보인 2위 사회민주당(PSDB)의 조제 세하 후보와 격차가 커 이변이 없는 한 결선투표에서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브라질은 40년만에 처음으로 좌파가 정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브라질 최고선거관리위원회(TSE)는 오는 27일 결선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브라질 좌파의 승리를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의 제안에 기초해 94년 수립된 이른바 '헤알 계획' 의 실패 때문으로 보고 있다. 헤알 계획은 페르난두 카르도주 현 대통령이 재무장관 재직 시 수립한 것으로 최근까지 브라질 경제를 움직이는 근간이 되어왔다. 연 1,000%가 넘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수립된 헤알 계획은 기존 브라질 화폐인 크루제이루(Creuzeiro)를 미국 달러화에 1대1로 고정한 헤알(Real)화로 교체하고 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같은 고정환율ㆍ고금리 정책은 93년 연 2,700%까지 치솟았던 브라질의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그러나 고평가된 헤알화는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고금리는 투자를 압박해왔다. 이에 따라 브라질 경제는 저성장ㆍ외채 증가라는 파탄에 빠져들었으며 결국 IMF로부터 사상 최대 규모인 304억달러의 금융지원을 받는 처지로 전락했고 고정환율제도 폐지했다. 한편 룰라 후보가 현 정권의 경제계획 실패를 등에 업고 당선되더라도 기존 정책을 크게 흔들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실제 룰라 후보는 당선 후 외채에 대한 모라토리엄(지불유예)를 선언할 것이란 국제 금융계의 우려를 의식, 지난 4일 기자 회견을 통해 그런 일은 없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 이와 함께 선거기간 내내 중산층과 기업인을 끌어들이기 위해 좌파 이미지를 없애는 데도 심혈을 기울여 왔다. 이를 통해 룰라 후보는 브라질 제2의 민영은행인 이타우은행의 로베르토 세투발 은행장 등 기업인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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