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송도 '생물산업기술실용화센터'를 가다

'FDA부합' 국내 첫 의약품 생산기지<br>미생물 발효·정제라인들 3공정 갖춰<br>당뇨병·빈혈치료등 위탁생산 가능<br>내년 성능검증후 2007년 본격 생산

생물산업기술실용화센터를 통해 국내 바이오기업들도 독자적인 의약품생산시설(GMP)을 갖추지 않고서도 자사가 개발한 바이오의약품을 보다 저렴하게 위탁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사진은 생물산업기술실용화센터의 전경.

생물산업기술실용화센터는 바이오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한 미생물과 동물세포 등 발효ㆍ배양, 정제, 완제 등의 라인으로 구성된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인천 송도지구에 문을 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생물산업기술실용화센터(KBCCㆍ소장 이종호)를 말함이다. 지난 6일 준공식을 가진 생물산업기술실용화센터는 향후 국내 바이오기업이 값비싼 의약품생산시설(GMP)을 갖추지 않고서도 자사가 연구개발(R&D)한 바이오의약품 상품을 성과를 국제 규격에 맞는 방식으로 위탁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기자가 방문한 20일에도 직원들은 각종 최첨단 기기의 성능 테스트에 한창이었다.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미생물이나 동물세포를 다루기 때문에 한치의 오차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센터측의 설명이다. 기기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비슷한 스테인리스 깡통 같지만 내부에서는 바이오 신약으로 발전할 미생물과 동물세포들이 자리게 된다. 센터측은 향후 1년간 검증과정을 거쳐 2007년부터 본격적인 신약 생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KBCC는 제약계의 ‘ISO 국제인증’으로 통하는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우수의약품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에 부합되는 국내 최초의 의약품 생산시설이다. 미생물 발효ㆍ정제 500리터 라인, 동물세포 배양 500리터 라인, 완제 라인 등 3가지 공정을 모두 갖춰 바이오기업이 원하는 맞춤식 의약품 위탁생산시설(CMO) 지원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 외에도 공정의 최적화와 검증 관련 기술 지원, 품질관리 위탁서비스, 교육훈련 프로그램 운영 등 다각도로 기업지원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대기업 뿐만 아니라 바이오벤처들이 눈부신 활약을 보이면서 바이오기술(BT)이 미래 한국을 짊어질 차세대 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대부문이 R&D 단계에 머물러 있고 연구성과를 상품화로 연결시킬 수 있는 국가ㆍ사회적인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었다. 지금까지 국내에는 미국 및 유럽 등 의약산업 선진국의 기준에 부합하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이 전무함에 따라 해외시장 진출을 타깃으로 한 의약품의 경우 임상단계부터의 시제품 제조를 해당 국가의 CMO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이는 과도한 소요경비와 함께 기술의 R&D 기술의 해외유출이라는 우려를 가져왔다. 생물산업기술실용화센터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것이다. 센터 건설에는 지난 98년부터 2007년까지 국고 864억원을 포함, 총 918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예를 들어 FDA 기준에 맞추지 않으면 미국 수출은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이에 소요되는 막대한 시설자금을 개별 기업이 조달하기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그동안 기업들은 비싼 값으로라도 해외 CMO를 이용해야 했다. 이종호 소장은 “센터는 미국 FDA 수준의 기준에도 맞는 의약품 생산시설로 우리 기업들이 이곳을 이용, 보다 저렴하고 간편하게 의약품 생산에 나설 수 있다”며 “당분간은 시설운영 기술과 경험에서 해외 CMO들보다 불리하지만 곧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아울러 “우리 센터가 동북아시아의 허브가 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도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센터의 시설은 작업의 성격에 따라 앞서 말한 것처럼 ▦미생물 발효ㆍ정제 라인 ▦동물세포 배양ㆍ정제 라인 ▦완제 라인 등 크게 3구역으로 분류된다. 다만 미생물이나 동물세포 배양이나 비슷한 과정을 거치므로 작업 순서로 보면 발효ㆍ배양, 정제, 완제품 생산 등 3단계로도 나뉠 수 있다. 생산 가능한 대표적인 의약품으로서는 ▦미생물 라인의 경우 당뇨병치료제, 성장촉진ㆍ노화방지, 백혈병치료제 등 ▦동물세포는 빈혈치료제, 단일클론항체, 항암제, 상처 치료제 등이 있다고 한다.. 센터를 우선 내년에는 시설과 장비, 운영 및 성능에 대한 검증절차를 수행한 뒤 2007년부터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미 동아제약이나 종근당, CJ 등 유명제약ㆍ바이오업체들과 위탁협약을 맺었다는 설명이다.

관련기사



최수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