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금 출판계는] 가을은 정말 독서의 계절일까?

10월 서점매출 가장 적지만 '문학의 향기'는 짙다


흔히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다. 그러나 서점업계 말을 들어보면 그 이야기가 옳지 만은 않다. 가을의 한가운데 10월이 전통적으로 책이 가장 적게 팔리는 시기라는 통계 때문이다. 대표적인 국내 오프라인 서점인 교보문고와 온라인 서점의 선두 주자인 예스24의 지난해 월별 매출을 따져보면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3월과 9월 판매 실적이 최고로 나타났다. 2006년 연매출 2,770억원을 달성한 교보문고의 3월과 9월의 매출은 전체 매출 중 각각 11% 정도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2,0458억원 매출을 기록한 예스24도 교보문고와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서점가의 두번째 성수기는 여름방학과 휴가철이 집중돼 있는 7월과 8월. 정작 '독서의 계절' 가을의 한가운데 있는 10월은 서점 매출이 가장 저조한 때다. 지난해 기준으로 두 서점의 10월 판매실적은 전체 매출 중 7%를 밑돌 정도다. 성수기와 비교할 때 4%정도 차이밖에 나지 않는데 무슨 비성수기냐고 의아해 할 수도 있겠지만, 평균 책값 1만 1,000원을 기준으로 보면 판매 권수 차이는 엄청나다. 이쯤되면 더 이상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타이틀을 내놔야 할지도 모른다. 이야기를 좀 더 풀어나가 보자. 3월과 9월에는 신학기답게 학습참고서가 가장 잘 나가는 반면 휴가철부터 가을로 이어지면서 소설과 에세이 등 문학장르가 강세를 띤다. 특히 가을에는 굵직한 국내외 신간 소설이 발간돼 비성수기 가을에도 문학장르는 꾸준하게 독자의 사랑을 받는다. 올 가을에도 어김없이 좋은 소설이 발표됐다. 박완서의 신작 '친절한 복희씨' 김애란의 '침이 고인다' 김연수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등 국내 소설을 비롯해 프랑스 작가 뮈리엘 바르베르의 '고슴도치의 우아함'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 파울로 코엘료의 '포르토벨로의 마녀' 등 외국 작가들의 작품이 합세해 소설이 잘 나가고 있다. 또 10월에 발표하는 노벨문학상도 문학장르 책 판매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통계가 어떻든, 행락철이라 야외로 나가는 사람이 많을 지언정, 감동을 전하는 글쓰기에 매진하는 소설가가 있고 그 책을 읽고 감동하는 독자가 있는 한 가을은 역시 독서의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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