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中경제 성장률 둔화로 수출 한국 어려움 처할수도"

미국과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로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가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 그 동안 강한 상승장세를 연출했던 미국과 글로벌 증시가 세계 금융시장 불안과 변동성 증폭으로 단기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21일(현지시간) 개최한 ‘2007년 하반기 글로벌경제 전망’ 콘퍼런스에서 데이비드 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샘 스토발 수석 투자전략가, 클라이브 맥도넬 유럽경제 수석 전략가 등 S&P를 대표하는 경제분석가 3인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글로벌 경제가 완만한 경기둔화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 경제는 미국과 중국 경제의 성장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데 특히 주목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은 글로벌 경제성장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달하는 등 세계경제를 이끄는 실질적인 쌍두마차다.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으로서는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 둔화가 큰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은 그만큼 미국 경제의 성장둔화가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미국 경제는 잠재성장률인 3%에 못 미치는 2.5%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경기침체가 아니라 ‘완만한 경기둔화’로 봐야 한다. 따라서 FRB는 이르면 오는 6월 금리인하 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이며 연말까지는 기준금리가 4.5%까지 떨어질 것이다. 미국이 금리인하를 단행한다고 하더라도 미 국채 수익률이 유럽과 일본 국채에 비해서는 여전히 스프레드 차이가 큰 만큼 글로벌 유동성이 대거 미국을 이탈할 가능성은 낮지만 유입규모는 줄어들 것이다. 향후 미국 경제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주택경기 냉각의 속도와 지속 기간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전체 주택담보대출 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지만 주택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주택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다면 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하다. ◇스토발 수석 투자전략가=지난 몇 년간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던 글로벌 증시에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다. 미국 주택시장 둔화가 경기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다 중국 등 신흥국가들의 금융시장 불안정이 돌출변수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는 당분간 조정국면을 거칠 것이다. 기업들의 이익도 크게 줄어 S&P500 기업들의 평균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지난해 15%에서 8%로 떨어질 전망이다. 미국 증시는 최근 큰 조정을 거치지 않았으며 이는 주가지수가 고점을 높여갈 때마다 심리적인 저항선 역할을 해 추가상승을 제한할 것이다. 하지만 FRB의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후반기에는 증시가 상승탄력을 받을 수 있다. 지난 45년간의 통계를 보면 금리인하가 단행되고 난 후 6개월 뒤에는 S&P500지수가 평균 10% 상승했다. 올해 S&P500지수는 1,510포인트를 찍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고 변동성이 증폭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 전체적인 시장흐름보다는 개별기업의 이익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맥도넬 유럽경제 수석 전략가=투자대상으로 미국보다는 유럽과 이머징마켓이 더욱 매력적이다. 미국 기업들의 이익증가율은 떨어지는 반면 신흥국가 기업들의 이익증가율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PER를 따져봐도 신흥국가 기업들이 미국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상태다. 일부에서는 글로벌 유동성 감소를 우려하지만 세계 금융시장은 여전히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할 것이다. 중국 경제가 다소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성장을 구가하고 있고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도 위력을 떨치고 있다. 단기적으로 엔화강세로 엔캐리 자금 청산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엔캐리 트레이드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 신흥시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식을 줄 모르는 기업 인수합병(M&A) 열기다. 은행 등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대형 합병이 잇따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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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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