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하반기 수출목표 차질

對中 경쟁력약화 우려무역硏 92개기업 '환율-수출관계' 설문 환율 급락으로 하반기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17일 무역협회산하 무역연구소가 최근 92개(대기업 40개사, 중소기업 52개사) 수출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환율수준에 대한 수출업계 평가'설문조사에 따르면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 이하로 떨어질 경우 '수출차질이 예상된다'고 응답한 기업이 전체의 75.9%에 달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수출목표 달성도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이 조사는 원ㆍ달러 환율 1,200원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1,170원대인 지금의 사정은 더 심각할 것으로 추측된다. ◇기업 채산성 악화 심각 수출 차질 규모에 대해서는 '2%~6% 감소'가 36.3%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6% 이상 감소'도 전체의 19.8%를 차지했다. '2%이하의 미미한 감소'에 그칠 것이란 응답은 19.8%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중소기업(76.5%)이 대기업(75.0%)보다, 경공업분야(85.8%)가 중화학공업(71.9%)보다 더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의 채산성도 크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00원수준에서 응답업체의 93.5%가 '채산성이 악화됐다'고 응답했으며, '적자수출을 하고 있다'는 응답도 15.2%에 달했다. 이러한 채산성 악화는 경공업(96.4%) 업체가 중화학(93.0%) 업체보다, 대기업(97.5%)이 중소기업(90.4%)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경공업의 경우 '적자에 직면했다'는 응답이 21.4%로 중화학공업의 12.3%의 약 2배에 달했다. ◇대중국 경쟁력 급속 약화 최대 경쟁국으로 떠오른 중국에 대한 경쟁력 약화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에서 달러당 1,200원 수준에서 대중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응답은 16.1%에 불과한 반면 '다소 약화(51.8%)'와 '크게 약화(32.1%)'됐다는 응답은 전체의 83.9%에 달했다. 이는 한중간 경쟁구조가 ▦가격 위주이고 ▦세계적 경기침체로 시장이 가격에 민감한 시점인데다 ▦중국의 수출 품목이 중화학, 고기술제품으로 고도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원ㆍ엔환율의 동조화에도 불구하고 일본에 대한 경쟁력 약화도 우려되고 있다. 현재 100엔당 1,000원 수준이 유지되고 있음에도 기업들의 62.5%는 '대일 경쟁력이 약화됐다'고 응답, 일본에 대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일본은 무역거래시 자국통화인 엔화의 결제비중이 높아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며 "일본 기업들의 엔화 결제비중은 21.8~36.0%인 반면 우리 기업들의 원화 결제비중은 전무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수출업계 "당국이 환율안정 나서야" 이에 따라 수출업계는 외환당국이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해 줄 것을 바라는 실정이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업체의 43.5%는 '외환당국이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한 반면 '환율은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응답은 6.5%에 불과했다. 다만 50.0%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응답, 정부의 시장개입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개별 기업들도 단기적으로 원가절감, 경영합리화를 추진하고 중기적으로는 제품의 고부가가치화 등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현오석 무역연구소 소장은 "최근 환율이 1,170∼1,180원을 보이고 있어 수출업체의 사정은 1,200원 때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며 "최근의 환율변동은 수출기업들이 이에 대응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정도로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강동호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