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도덕적 해이 度넘었다"

감사원 예비조사결과 분식회계·부당내부거래등 적발


"도덕적 해이 度넘었다" ■ 감사원 공공기관 기획감사토공 2,000억 분식회계등 방만경영 심각대규모 구조조정·통폐합 작업등 뒤따를듯 김병기 기자 bkkim@sed.co.kr 감사원이 공공기관에 대해 칼을 빼든 것은 상반기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 공공기관 전체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설립목적을 벗어난 방만한 경영활동을 해온 일부 공기업은 기능전환ㆍ구조조정을 넘어 통폐합까지 각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공공기관들이 정부주도의 개혁에서 자율개혁체제로 전환된 후 느슨해진 관리감독의 틈을 타 도덕적 해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난 9월 실시한 예비조사 결과 과다한 임금인상, 편법적인 자회사 남설, 예산낭비, 부당내부거래 등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 조사 결과 한국토지공사는 토지 조성원가를 부풀리고 거기서 발생한 막대한 수익을 감추기 위해 무려 2,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토지공사는 또 5개의 사실상 자회사를 통해 총 3조~4조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을 운용해 고유업무영역 외의 수익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공기관의 경우 출자회사의 지분율이 20%를 넘으면 자회사로 인정돼 정부의 감독을 받게 된다. 그러나 토지공사는 이를 피하기 위해 19%대의 지분을 취득하고 사실상의 경영권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토지공사는 이밖에 고유업무영역 외의 파생상품거래로 모두 100억원대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도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공사와 도로공사도 파생상품거래에서 모두 40억여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주택공사의 경우 수의계약 등 내부거래를 통해 100억원 이상을 자회사에 부당 지원한 사례가 적발됐다.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은 증권사의 업무영역인 회사채 인수시장을 우월적 지위를 이용, 25%나 잠식하고 있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산업은행은 IMF 외환위기로 자금시장이 붕괴됐던 지난 97년 정부 허가로 회사채 인수시장에 진입한 후 경제상황이 좋아진 다음에도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은행이 설립목적인 산업자금 융통보다는 민간 부문이 경쟁하는 분야까지 수익성만 쫓아 확장하고 있어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기능이 모호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산업구조 고도화에 따라 그 존재 의미가 갈수록 희미해지는 산업은행ㆍ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을 통폐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감사원은 이 같은 문제들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감사결과를 분석한 뒤 공기업 유형별로 바람직한 지배구조 정립방향을 권고할 방침이다. 즉 수익성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과 공공성이 중요한 기업을 분류해 설립목적에 따라 적절한 지배구조 정립을 유도한다는 것. 또 공공기관의 설립목적 외의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당초 설립목적을 다했다고 판단되는 공기업은 기능전환 및 구조조정을 촉진하기로 했다. 이종구 감사원 1차장은 "공공기관들이 개발연대에 많이 설립됐는데 그 설립목적을 다했거나 경제사회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서 존치 필요성이 미약해진 기관들이 있다"며 "이들 기관에 대해서는 구조조정도 하고 필요하면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방만경영이라는 타성에 한파가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입력시간 : 2005/10/0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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