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유화업계, 대만 변수에 '울고 웃고'

양안 내년 관세철폐땐 악재… 수출처 다변화등 전략수정<br>포모사 화재로 가동 중단… 가격 하락 진정등 반사익



최근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눈은 온통 대만에 쏠려 있다. 대만과 중국 간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체결로 대만이 중국에 수출하는 화학제품의 관세가 철폐되는데다 대만 최대 석유화학업체인 포모사의 나프타분해설비(NCC)가 화재로 가동을 멈췄기 때문이다. 대만ㆍ중국의 ECFA 체결은 국내 화학업체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악재로 포모사 NCC 가동 중단은 에틸렌 등 석유화학 기초제품 시황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ㆍ중국 ECFA가 예정대로 내년에 발효되면 대만이 중국에 수출하는 폴리프로필렌(PP), 폴리스틸렌(PS), 폴리카보네이트(PC) 등 플라스틱 원료의 관세가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이에 따라 중국 시장에서 대만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 화학업체들은 양안 ECFA 발효를 앞두고 수출전략 수정에 나서고 있다. 호남석유화학은 내년부터 중국에 연간 6만톤가량을 수출해오던 블록PP 제품의 수출처를 인도ㆍ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와 아프리카 등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또 PC 제품의 경우 대만이 중국에 수출하는 제품과 용도가 겹치는 제품은 중국 수출을 중단하고 필름용 등 대만산과 용도가 다른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수출할 전략이다. 호남석유화학의 한 관계자는 "PC 제품은 대만이 중국에 주로 수출하는 범용 제품과 고부가 제품의 가격차가 톤당 500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고부가 제품 위주의 수출로 ECFA의 영향을 비켜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토탈도 양안 ECFA 체결을 계기로 PP 등 범용 제품 수출시장을 중국 외에 인도ㆍ파키스탄 등 동남아와 아프리카로 다변화해 역외시장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화케미칼과 LG화학 등이 중국에 석유화학 공장을 짓고 있는 것도 양안 ECFA 체결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다. 다만 국내 업체들의 주력 수출품목인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폴리염화비닐(PVC), 폴리에틸렌(PE) 등은 이번 협정대상 품목에서 빠져 있어 국내 업체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 화학업계는 또 화재에 따른 대만 포모사 NCC의 가동 중단이 석유화학 시황에 미칠 영향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7일 화재가 발생한 포모사 NCC 1공장(연산 70만톤)의 가동 중단 기간이 3개월, 피해액은 약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의 한 관계자는 "포모사는 세계적인 석유화학업체인데다 한국 기업들과 중국 시장을 놓고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번 가동 중단은 재고가 소진되는 한달 후부터 국내 업체에 반사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포모사 NCC 가동 중단 소식이 전해진 후 에틸렌 가격은 그동안의 하락세를 멈췄으며 벤젠과 프로필렌 가격은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석유화학 시황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평중 석유화학공업협회 조사연구본부장은 "포모사의 NCC 가동 중단은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든 화학 제품 가격의 하락 추세를 진정시키는 심리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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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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