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막판 집중력에 '대역전극'

■ 한희원 코닝클래식 연장우승

한희원이 29일(한국시간) 이미나와 벌인 LPGA투어 코닝클래식 연장 세번째 홀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한 뒤 볼을 들어 보이며 갤러리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코닝(미국 뉴욕주)=휠라코리아 제공


막판 집중력에 '대역전극' ■ 한희원 코닝클래식 연장우승 김진영 골프전문 기자 eaglek@sed.co.kr 한희원이 29일(한국시간) 이미나와 벌인 LPGA투어 코닝클래식 연장 세번째 홀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한 뒤 볼을 들어 보이며 갤러리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코닝(미국 뉴욕주)=휠라코리아 제공 한희원(28ㆍ휠라코리아)이 17번홀에서 7m짜리 내리막 버디 퍼트를 남기고 있을 때 2타 앞서 경기를 끝낸 이미나(25ㆍKTF)가 우승 인터뷰나 다름 없는 소감 발표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약 2시간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마이크 앞에 앉은 선수는 한희원이었다. 한희원이 놀라운 집중력으로 막판 대 역전 드라마를 엮어내며 LPGA투어 코닝 클래식(총상금 120만달러) 우승을 기록, ‘장갑 벗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는 골프의 속성을 새삼 일깨웠다.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코닝의 코닝골프장(파72ㆍ6,062야드)에서 끝난 이 대회 최종 라운드. 4타차 단독 5위로 이날 경기를 시작했던 한희원은 4언더파 68타를 치며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 앞서 6언더파 66타를 몰아치며 경기를 마친 이미나와 동률을 이뤘다. 이어 연장 4개 홀까지 가는 접전을 뚫고 결국 우승, 상금 18만 달러를 차지했다. 시즌 첫 승, 지난해 10월 오피스디포 챔피언십 이후 8개월여 만에 거둔 투어 통산 5승째였으며 최근 5개 대회 ‘연속 톱5’입상이었다. 한국인끼리 연장을 치러 우승과 준우승을 나눈 것은 올해만 3번(SBS오픈-김주미&문수영, 필즈오픈-이미나&이선화 포함)째다. 한국인 준우승자가 나온 것은 12개 대회 중 8번째. 이날 한희원의 우승은 말 그대로 ‘막판 집중력’의 승리였다. 2홀 남기고 2홀 차로 뒤졌으나 17번홀 7m내리막 퍼트를 성공시킨 데 이어 마지막 홀에서는 세컨 샷을 홀 1m에 붙여 다시 버디를 뽑아내 기어코 승부를 연장으로 이끌었다. 또 연장전에서도 첫 홀 티 샷을 벙커에 빠뜨렸지만 홀 1.8m에 올린 뒤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기사회생했다. 세 번째 홀에서 티 샷이 나무에 맞고 페어웨이로 나오는 행운을 타고 다시 비겼던 한희원은 파4의 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 4번째 홀에서 3번 우드 티 샷이 또 오른쪽 나무에 맞아 러프에 볼이 떨어지는 위기를 맞았다. 이미나는 페어웨이 정중앙에 볼을 안착시킨 상황. 우승트로피가 이미나 품에 안기는가 싶던 그 순간 한희원은 8번 아이언으로 핀 왼쪽 5m지점에 볼을 올렸다. 이를 본 이미나는 힘이 들어갔는지 피칭웨지를 잡고 너무 크게 쳐 그린 뒤쪽 에이프런까지 볼을 보냈고 어프로치도 길어 보기를 했다. 결국 한희원은 침착하게 2퍼트 파로 마무리, 정상에 올랐다. 두 선수의 이 같은 접전 속에 3타나 앞선 단독 선두로 이날 경기를 시작했던 장정(26ㆍ기업은행)의 서글픈 몰락은 잊혀지고 말았다. 장정은 파5의 5번홀에서 티 샷으로 오른쪽 러프에 볼을 보낸 뒤 무리하게 그린 근처로 보내려다가 OB를 내는 바람에 5온2퍼트로 더블보기를 하면서 초반에 무너졌다. 이날 5번홀에서 파 이하 스코어를 내지 못한 선수는 장정뿐이었다. 이후 크게 동요한 장정은 9번홀과 18번홀에서 각각 보기를 기록, 버디는 한 개도 없이 4오버파 76타를 치는 바람에 합계 11언더파 공동 7위까지 내려 앉았다. 한편 김미현(29ㆍKTF)이 5언더파 67타로 경기를 마치며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13위를 기록했고 맏언니 정일미(34ㆍ기가 골프)가 8언더파 공동 19위까지 올랐다. 박세리(29ㆍCJ)는 5언더파 공동 34위를 기록했다. ▲한희원 인터뷰 "내친김에 2주연승 도전 우리 축구팀도 4강가길" "내친 김에 2주 연승하고 싶어요. 우리 축구팀도 힘내서 꼭 4강에 나가길 빌어요. 파이팅." 막판 놀라운 분전으로 시즌 첫 승을 거둔 한희원이 "지금 당장은 우승 기분을 만끽하고 싶지만 곧 다음 대회를 위해 평소처럼 준비하겠다"고 특유의 들뜨지 않는 성격을 드러냈다. 그러나 세계 어디에 있든 한국인이라면 관심을 쏟고 있는 월드컵 대표팀에 대해서는 힘차게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이날 경기에 대해"전날 코치인 딘 레인무스가 전화로 퍼팅에 대해 조언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며 "17번홀에서 버디를 잡는 순간 우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레인무스가 TV중계를 보다가 전화를 해 슬라이스라인 퍼팅 때 볼을 너무 왼발 쪽에 놓는다고 지적했는데 이를 염두에 두고 17, 18번홀 퍼팅을 한 결과 줄 버디를 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한희원은"연장 첫 홀에서 세컨 샷이 벙커에 빠졌을 때는 그 동안 5번 연장전에 나가 3번이나 패했던 것이 떠올라 '또 시작이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그러나 '신이 있으면 도와달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샷을 해 파 세이브할 수 있었다"고 피 마르던 연장전 당시 심정을 털어 놓기도 했다. 한편 한국에서 건너간 미국LPGA투어 선수 중 유일하게 결혼한 한희원은 우승 순간 "오빠(남편 손혁) 얼굴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고 말해 야구선수출신 남편이 심리적 안정을 주고 있음을 내비쳤다. 평소 체력관리와 연습, 마인드 컨트롤 면에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손혁은 한희원의 우승 순간 재활 관련 학업 때문에 샌디에이고에 있었으며 이번 주 한희원과 합류할 예정이다. 입력시간 : 2006/05/2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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