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해외 이민 창업] 동남아서 '프랜차이즈 창업' 해볼까

베트남 BBQ 1억 투자해 월 2,500만원 매출<br>'독립 창업' 보다 위험부담 적고 수익 안정적<br>치킨·피자등 대중적 아이템 성공 가능성 높아



지난해 7월 베트남 하노이시에 치킨전문점 ‘BBQ’ 매장을 연 정금진(39ㆍ사진) 씨는 요즘 새 점포 부지를 물색하느라 바쁘다. 운영 8개월째로 접어든 매장이 월 2만7,000달러(한화로 약 2,5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자리를 잡았다고 보고 추가점포를 내기로 한 것. 정씨는 “베트남 소득 수준이 한국의 10분의 1인 점을 감안하면 꽤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셈”이라며 “베트남 외식시장의 경쟁이 아직 치열하지 않은 상태여서 성장 가능성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165㎡ 규모로 비교적 큰 편인 정씨의 매장은 약 1억원을 투자했다. 정씨는 “한류열풍으로 한국문화에 관심이 높아져 베트남에서 한국음식과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면서 “인건비가 많이 싼 편이라 직원을 여유롭게 둘 수 있어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현지에서 상권분석에만 3개월, 점포 오픈까지 7개월이 걸렸지만 “한국에서처럼 아둥바둥하면서 살지 않고도 더 많은 것을 누릴수 있어 여유롭다”는 게 그의 소회다. 명예퇴직과 취업난으로 창업에 나서는 자영업자가 급증하면서 국내 창업시장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자 해외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과거에 비해 30~40대 직장인들의 해외 이민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자녀 교육문제를 해결뿐 아니라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신흥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는 욕구가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각광받는 지역이 바로 베트남,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이다. 이들 국가는 풍요로운 레저활동과 투자 등을 위해 떠나는 ‘그레이(Gray) 이민’ 대상국들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 2004년을 기점으로 해외 이민자수가 줄고 있지만 동남아시아 지역은 크게 늘고 있다. 창업 이민과 그레이 이민을 포함해 은퇴 이민자가 늘면서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 이민자가 매년 3,000~4,000명이 이르고 있다. 중국, 베트남 등은 빠른 성장 속도만큼이나 사업기회도 많다. 하지만 국내와 문화와 사업 환경이 다른 해외에서 창업하는 경우 그만큼 위험부담도 높고 실패했을 경우 치러야할 비용은 국내보다 클 수 밖에 없다. 국내에서 창업할 때 보다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최근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 독립창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 부담이 적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내는 방식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늘면서 생겨나고 있는 변화다. ◇ 국내 프랜차이즈업계 하나둘씩 해외 진출=해외 이민 창업을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는 치킨전문점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BBQ와 죽전문점 ‘본죽’을 운영하는 BJIF를 꼽을수 있다. 전세계 43개국에 진출해 2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BBQ는 지난해부터 이민창업에 관심이 많은 국내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베트남 현지 투어를 진행하는 한편 사업설명회를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 열린 해외 창업 설명회에는 250명이 몰려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현재까지 베트남 이민 창업자가 운영하는 BBQ 점포가 2개에 그치고 있지만 창업 설명회 이후 12개 점포의 추가 계약이 이민 창업자를 통해 이뤄지면서 빠른 속도로 베트남 점포가 늘고 있다. 죽전문점 ‘본죽’은 미국과 말레이시아에 4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 3개점을 이민 창업자가 운영하고 있다. 원래 직영점으로 운영되던 로스엔젤리스 윌셔점은 지난해 6월 국내에서 화장품 유통업을 하다 이민을 간 부부가 넘겨받아 가맹점으로 전환됐다. 뉴욕 플러싱점 역시 서울 여의도점을 운영하던 점주가 소액투자비자(E-2)를 받아 투자한 점포다. 지난해 3월 오픈한 말레이시아 하타마스점도 국내에서 직장을 다니던 김모(31)씨가 이민 창업을 한 경우. 최기호 본죽 해외사업팀장은 “LA와 뉴욕점포는 월 4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말레이시아도 3만달러 이상의 월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예비 창업자가 해외 이민 창업을 원할 경우 본사가 현지 시장조사 및 물류구입처, 점포구입에 대해 컨설팅해주고 인테리어 자재 등 필요한 물품은 국내에서 보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해외 창업은 대부분 독립 창업이 차지하고 있으며 업종도 한식 등 음식점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박원휴 체인정보 대표는 “요즘 이민 창업자들은 학력이 높지만 기술력이 없는 경우가 많아 노하우와 시스템을 갖춘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결합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 성공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창업 전문가들은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해외 진출이 늘고 있는 추세여서 앞으로는 유통업이나 서비스업종으로 아이템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치킨과 피자, 아이스크림과 같은 대중적인 아이템이어서 현지인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아이템이어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면서 “구매력이 높은 상류층을 타깃으로한 미용실이나 뷰티숍 등 서비스 업종도 유망하다”고 말했다. ◇ 해외 창업시 주의할 점=해외 창업을 하려면 우선 비자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 사람들이 선호하는 국가의 경우 이민비자를 받기가 매우 까다롭다. 미국의 경우 투자이민은 50만~100만달러를 투자해야 비자가 나온다. 소액투자 비자는 20만~30만달러만 있으면 사업을 시작할 수 있지만 영주권을 받지 못하는게 단점이다. 소액투자비자로 이민창업을 한 후 영주권을 얻으려면 투자액을 대폭 늘려 투자이민을 다시 신청하거나 배우자가 취업이민을 얻어 신청하는 방법이 있다. 필리핀의 경우 50세 미만은 5만 달러의 투자금을 지정은행에 예치하면 영주권 개념의 비자를 주고, 말레이시아도 50세 미만은 30만 링깃(약 8,000만원)을 지정은행에 예치하면 10년 유효한 비자를 내준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외국에서 창업하는 이민 창업의 경우 국내에서보다 준비를 철저히 해야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오랜 기간에 걸친 현지 시장조사를 통해 소비 트렌드를 파악하고 창업 아이템의 사업성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해당 국가의 문화를 이해하고 언어를 습득하는 노력은 필수다. 국내 시장보다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고는 하지만 현지인을 고용하는 과정에서 직원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미리 노하우를 습득하는 것도 권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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