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 통화량 통제 “제일”/물가상승은 되레 “최고”

◎IMF 국제금융통계 홍콩 등 아주7국 비교/M₂증가율 표준편차 1.53% 최저 “안정”/현 통화관리 “허상” 시사아시아 경쟁국중 우리나라가 물가안정을 위한 통화관리는 가장 열심히 하지만 도리어 물가상승률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화관리는 물가안정이란 기존 도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통화증가율목표를 정해놓고 이를 지키기위해 노력하는 기존의 통화량중심의 통화관리방식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국제금융통계에 따르면 지난 86년부터 94년까지 우리나라의 연평균 통화증가율(M2기준)은 18.4%로 한국,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시아 5개국중 태국(19.1%)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통화공급수위를 나타내는 M2증가율은 높은 수준이지만 기간중 통화공급량의 변동을 나타내는 통화증가율의 표준편차는 1.53%로 5개국중 가장 낮았다. 통화증가율의 표준편차가 낮다는 것은 엄격한 통화관리로 통화량이 급증하거나 급감하지 않고 꾸준히 일정수준을 유지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대만의 경우 통화증가율은 17.5%로 우리보다 낮지만 최고치는 26%에 달하고 최저치는 9.9%에 달했다. 말레이시아는 증가율이 높을 때는 29.2%로 치솟고 낮을 때는 3.8%로 떨어지기도 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통화증가율의 최고치가 21.2%에 불과하고 최저치는 15.6%를 유지하는 등 통화수위가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환매조건부국공채(RP)의 강제할당등을 통해 통화당국이 통화량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태국 등 경쟁국들은 자본시장의 조기개방등의 영향으로 외자의 유출입이 극심해지자 통화관리목표의 절대치를 고수하지 않고 금리나 환율 등 가격지표를 중심으로 통화관리방식을 변경, 통화공급량의 진폭이 커졌다. 이처럼 통화관리는 우리나라가 더욱 엄격하게 하고 있는 반면 같은 기간동안 연평균 물가상승률은 우리나라가(6.0%) 대만(2.9%), 싱가포르(2.0%), 말레이시아(2.9%), 태국(4.2%)의 2배 수준에 달했다. 물가상승에 미치는 변수가 다양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적어도 강제로 통화를 흡수하는 형태의 통화관리가 물가안정에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우리나라의 통화관리방식도 달라진 상황에 걸맞게 변화될 필요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자본시장이 개방된 상태에서 통화량중심의 통화관리방식을 고수할 경우 허상(물가안정)도 잡지 못하고 금융산업 등 국내산업전반의 경쟁력약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자본자유화시대에 우리나라와 같은 규모가 작은 개방경제국가(Small Open Economy)가 절대적인 통화관리목표를 고집할 경우 대기업 등은 값싼 외국돈을 자유롭게 들여오고 이에따른 통화팽창을 흡수할 경우 중소기업은 도리어 자금난을 겪는등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시급한 금융기관의 경영자율성확보도 요원하다는 지적이다.<최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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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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