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프랜차이즈 속으로] ㈜리치푸드

퓨전안주등 메뉴 개발 능력 돋보여<br>'피쉬&그릴' 매년 두번씩 신메뉴로 고객입맛 잡아<br>호텔·외식업 출신 직원많아 고객-점포관리 체계적<br>식자재 공급시스템 탄탄…가맹점 매출 月 1억 넘기도


여영주 사장

퓨전요리주점 ‘피쉬&그릴’과 잔치주점 ‘짚동가리 쌩주’를 전개하는 ㈜리치푸드는 주점 프랜차이즈 업계의 ‘신흥 강자’다. 지난 2003년 12월 론칭한 피쉬&그릴은 3년만에 300호점을 돌파했고, 지난해 7월 1호점을 오픈한 짚동가리 쌩주는 벌써 매장 수가 30개를 헤아린다. 피쉬&그릴은 올해 무난히 400호점을 넘어설 전망이고, 짚동가리 쌩주는 올 한해에만 150개의 매장을 새로 낼 계획이다. 주점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리치푸드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탁월한 메뉴 개발력 = 피쉬&그릴과 짚동가리 쌩주는 60여가지의 다양한 안주메뉴가 강점이다. 리치푸드는 호텔과 외식업체 출신의 6명의 메뉴 개발 인원을 두고, 해마다 두차례씩 변화하는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메뉴를 출시하고 있다. 피쉬&그릴이 퓨전안주를 주력으로 한다면 짚동가리 쌩주는 전통음식을 현대화한 메뉴가 주를 이루고 있다. 피쉬&그릴은 지난해 2월 7가지의 소주칵테일 개발,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파인애플, 망고, 산딸기, 키위, 구아바 등 과일을 활용한 소주칵테일은 여성의 주류 소비율 증가와 저도주를 찾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것. 여영주 사장은 “분말가루가 아닌 과일 푸레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 소주칵테일의 단점인 숙취문제를 해소했다”면서 “재료비는 저렴한 대신 가격은 7,000~9,000대로 높아 가맹점의 수익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짚동가리 쌩주는 충남 아산지역의 전통주인 짚동가리술을 핵심메뉴로 한 브랜드다. 짚동가리는 볏짚 묶음을 칭하는 말로, 짚동가리술은 일제시대에 밀주단속을 피해 짚더미속에 술항아리를 숨겨서 몰래 빚어 먹었던데서 유래했다. 열처리를 하지 않아 효모가 살아 있기 때문에 단백질과 같은 영양성분이 풍부하다. 리치푸드는 젊은 고객층이 선호하는 맛으로 짚동가리술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1년여간 개발기간을 거쳤다. 여 사장은 “신선함을 강조하고 고객들에게 쉽게 각인시키기 위해 ‘생주(生酒)’를 ‘쌩주’로 이름붙였다”면서 “360cc에 3,000~4,000원으로 저렴해 기존 전통주ㆍ약주 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패밀리레스토랑급 고객관리와 마케팅 = 리치푸드 직원의 대부분은 호텔이나 외식업체 출신이다. 패밀리레스토랑 등에서 점포개발과 매장운영, 마케팅을 경험한 직원이 많다보니 고객관리나 점포 마케팅도 기존 프랜차이즈 업체에 비해 체계적이다. 피쉬&그릴은 최근 영화 ‘조폭마누라3’ 개봉에 맞춰 공동 이벤트를 개최했다. 특정 메뉴를 주문하면 응모권을 제공, 영화 예매권을 경품으로 주는 이벤트다. 짚동가리 쌩주는 ‘쌩주 페스티벌’을 열고, 세트 메뉴를 주문하는 고객에게 ‘황금돼지 저금통’을 경품으로 제공했다. 고객을 대상으로 메뉴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면서 확보한 고객 정보를 축적해 DB마케팅에 활용할 예정이다. 여 대표는 “피쉬&그릴과 짚동가리 쌩주를 합해 400개 가까운 매장이 있다 보니 영화사 등에서 제휴 마케팅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면서 “두 브랜드간 공동 마케팅도 실시해 시너지 효과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탄탄한 물류 시스템 = 리치푸드는 일산과 평택에 물류센터를 운영하며 서울과 수도권 매장에서 사용하는 모든 식자재를 본사가 직접 공급하는 체계를 갖췄다. 본사의 물류 매출만 월 20억원이 넘는다. 또 식자재를 패키지화해 가맹점에서 조리만 하면 되는 ‘원팩 원메뉴’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조리가 간편하고, 로스(loss)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가맹점주들은 매장 운영의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전체 가맹점이 일정한 맛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피쉬&그릴은 30평 규모의 중소형 매장이 주를 이루고, 짚동가리 쌩주는 50평 이상의 대형 매장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피쉬&그릴은 지난 3년간 폐점한 점포가 한 군데도 없을 정도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가맹점의 월 평균 매출은 3,500만~4,000만원선. 짚동가리 쌩주의 경우 68평 규모의 홍대 피카소점이 월 1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여 사장은 “차별화된 인테리어와 메뉴 등 탄탄한 경쟁력을 갖춘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맹점주들의 열정과 노력이 높은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올해 마케팅과 메뉴 개발에 더욱 주력해 가맹점주들의 성공 창업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여영주 대표는 외식업 20년… 마케팅분야 베테랑 ㈜리치푸드 여영주 사장(44)은 외식 관련 분야에서만 20년 넘게 일한 베테랑이다. 대학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서울 힐튼호텔 연회 담당, T.G.I.프라이데이스 점장, 까르푸 신선식품부 부장, 마르쉐 영업본부장 등을 두루 거쳤다. T.G.I.F 양재점장으로 일하던 97년 크리스마스 하루 동안 4,5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전세계 지점 중 최고 매출을 올리는 기록을 세우는 등 마케팅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까르푸 신선식품부에서 일하며 원재료 수급,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쌓은 그는 마르쉐 영업본부장으로 일하면서 5개의 매장을 오픈, 점포 개발에도 눈을 떴다. 이처럼 20년 가까이 한 우물만을 고집하며 외식업 전 분야를 두루 섭렵한 여 사장이지만 첫 창업에서는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지난 2002년 동료 3명과 함께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테이크 아웃 형태로 판매하는 '하프앤하프'와 대형 호프 레스토랑 '비어매드'를 창업한 그는 1년도 안돼 수억원의 빚을 지고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경기침체로 소비가 줄어들고 있었고, 고객들이 가격파괴형을 선호하면서 중산층 주부를 주 타깃으로 한 하프앤하프와 대형 매장 컨셉트로 많은 창업비용가 필요한 비어매드는 외면받을 수 밖에 없었죠." 이후 절치부심한 여 사장이 1년간 경기상황과 소비성향, 외식업 동향을 철저히 살핀 뒤 선보인 브랜드가 피쉬&그릴이다. 피쉬&그릴이 지난 한해 동안에만 230개 이상 오픈하는 '대박'을 터뜨리고, 제2브랜드인 짚동가리 쌩주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면서 사업가로 성공한 여 사장은 철학과 비전을 가진 경영자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그는 매주 월요일이면 직원들에게 메일로 편지를 보낸다. 매주 주제는 다르지만 올 1월은 회사의 비전과 미션을 공유하기 위한 내용과 실천방안이 주를 이루고 있다. 편지 말미에는 '같이하는 성장, 함께하는 행복'이란 문구를 꼭 넣는다. 그는 "회사, 직원, 가맹점주 모두 같이 성장해서 함께 행복을 나누자는 상생의 철학을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여 사장은 평일 저녁에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가맹점을 순회한다. 직원들에게 현장 중심의 가맹점 지원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현장을 잘 알아야 하기 때문. 여 사장은 "현장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답을 찾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성장하게 된다"면서 "그렇다보니 본사 사무실에는 상근 직원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여 사장이 올해 부쩍 자주 쓰는 단어는 '혁신'이다.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피쉬&그릴과 짚동가리 쌩주를 장수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혁신이 필요하기 때문. 직원들의 능력 계발을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 초에 전 직원이 도쿄, 홍콩, 상하이로 외식업체 견학을 다녀왔다. 그는 "리치푸드의 로고에 사람을 넣은 것은 인재를 가장 소중한 자산으로 생각하며 회사를 전문가 집단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단 한사람의 고객까지 만족시킬 수 있도록 고객 중심으로 유연하게 변화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