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시설 불능화와 핵 프로그램 신고 ‘로드맵’ 도출을 시도하는 6자 회담 본회의가 27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개막된다. 이번 회담은 오는 10월2일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려 ‘2ㆍ13합의’에 버금가는 합의가 나올지 시작 전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 각국 대표단은 26일 오후 베이징 서우두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하루 전날인 25일 오후 베이징에 도착했다.
힐 차관보는 25일 도쿄에서 일본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과 만난 뒤 베이징으로 들어왔다. 이번 회담은 27일 공식 개막돼 30일까지 3박4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6자 회담 참가국들은 북핵 불능화와 신고를 연내 이행하기 위해 불능화의 구체적인 방법, 신고 범위 등을 놓고 합의를 시도할 계획이다. 북한과 미국은 이달 초 제2차 관계정상화 실무회의에서 북핵 연내 불능화를 조건으로 관계개선에 합의했다. 미국은 북한이 연내 핵시설을 불능화하고 모든 핵 프로그램을 신고할 경우 테러 지원국과 적성국 교역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에 따라 6자 참가국들은 양자 및 다자 대화를 통해 핵 불능화와 핵 프로그램 신고 및 그에 따른 보상을 담은 공동 보도문 도출에 나설 예정이다. 김 부상은 본회담에 앞서 26일 저녁 베이징 시내 모처에서 힐 차관보와 만나 사전 양자협의를 가졌다.
한편 미국과 북한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의 대 시리아 핵 이전 의혹과 관련, 회담장 안팎에서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들은 예상했다. 회담의 한 관계자는 “실무그룹 회의 등을 통해 사전 협의를 했기 때문에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그간 충분히 협의된 내용일지라도 문서로 만드는 과정에서 의외의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