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때 퇴출위기 기업들 "새 둥지서 새 출발"

하이닉스 서울사옥 확장이전 계획<br>대우일렉 내달 중구 저동으로 옮겨<br>대우건설은 금호아시아나 사옥으로

한때 부실기업으로 낙인 찍혀 퇴출 위기에까지 몰렸던 기업들이 일제히 사옥을 옮기며 새 출발을 선언한다. 하이닉스반도체의 한 관계자는 13일 “회사가 안정되고 공간이 부족해져 건물을 사거나 넓은 공간을 임대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며 서울 사옥 확장이전 계획을 밝혔다. 하이닉스는 선릉역 부근에 21층짜리 사옥을 갖고 있었지만 지난 2001년 매각한 뒤 현재는 같은 건물 5개 층만 빌려 사용하고 있다. 하이닉스에 신사옥 이전은 단순한 이사를 넘어 기업 재탄생의 의미마저 지닌다. 1983년 현대전자로 출발해 꾸준히 성장하다 외환위기 이후인 1999년 반도체 빅딜에 따라 LG반도체를 인수했다. 그러나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면서 부채가 16조원에 달해 2001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하지만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2005년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하고 2006년 4ㆍ4분기에는 1조원의 순이익을 챙기는 등 경영이 정상화한 상태.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한때는 직원들이 예비 배우자에게 미안해 결혼식도 미룰 정도였지만 이번 사옥 이전을 계기로 전 임직원이 새 출발을 하게 될 것”이라며 뿌듯해 했다. 옛 대우 계열사들도 ‘눈물 젖은 빵’을 뒤로 하고 새 사옥에 둥지를 튼다. 금호아시아나에 매각된 대우건설은 대우 신화와 몰락의 역사를 간직한 옛 대우 본사 건물 7개 층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오는 9월 아예 금호아시아나 신축 사옥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의 이전 또한 사옥 위치변경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대우의 시대’를 마감하고 본격적으로 ‘금호의 시대’를 여는 상징적인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대우일렉트로닉스도 7월 ‘17년 아현동 시대’를 끝내고 중구 저동으로 자리를 옮긴다. 건물 매각 후 임대해 있던 대우일렉은 지난해 1,500여명의 직원을 구조조정하는 등 뼈를 깎는 아픔을 겪었다. 최근 대우일렉은 드럼세탁기가 시장의 ‘빅3’로 올라서는 등 정상궤도를 찾고 있으며 올해 100여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등 사옥 이전에 발맞춰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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