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두산, 철저한 사전준비로 M&A 성공"

"과감한 R&D투자, 오늘의 삼성 만들어"<br>박용만 회장·임형규 사장, 전경련 제주 하계포럼서 강조

“기업 인수합병(M&A)은 의지만 가졌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철저한 사전준비가 있어야 가능합니다.”(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반도체 사업 자체가 연구개발(R&D)이기 때문에 오늘날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것은 결국 R&D입니다.”(임형규 삼성전자 사장) 두산그룹과 삼성전자는 업종은 서로 다르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의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들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올까. 소비재 업종에서 인프라지원사업(ISB)으로의 대변신에 성공한 두산의 경우는 치밀한 준비를 동반한 M&A가, 삼성은 R&D에서 비즈니스를 실현시키는 전략이 성장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지적된다. ◇철저한 사전준비가 M&A 성공비결=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31일 서귀포에서 열린 전경련 제주 하계포럼에서 “지난 1996년 이후 12년 동안 두산이 26건의 M&A를 성공시킨 데는 인수 이전의 철저한 준비작업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하늘이 두쪽 나더라도 해내겠다는 의지를 가진 기업도 철저히 준비한 기업에는 못 당한다”고 강조했다. 두산이 M&A를 신성장동력 수단으로 삼은 것은 1995년 주력사인 OB맥주의 경영악화로 재무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 당시 두산그룹의 적자규모는 9,000억원, 부채비율은 620%에 달했다. 두산은 계열사 통폐합, 자산매각 등의 구조조정을 실시해 한국네슬레, 한국3M, 한국코닥, OB맥주 영등포 공장 등 핵심사업과 자산을 해마다 털어냈다. 박 회장은 “구조조정으로 재무건전성은 어느 정도 확보했지만 맥주ㆍ위스키ㆍ청량음료를 다 팔아버렸기 때문에 2000년 들어 현 사업군으로는 성장성을 담보하기 힘든 포트폴리오를 가지게 됐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택한 것이 한국중공업ㆍ대우종합기계ㆍ밥캣 등 중후장대 기업의 M&A 전략이다. 박 회장은 인수를 성공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수 이후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 “상당히 매력적인 회사”라며 “대우조선을 계속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건한 R&D 체력이 핵심 동력=임형규 삼성전자 신사업팀장(사장)은 “기술중시 경영에 따른 과감한 R&D 투자가 오늘의 삼성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임 사장은 “1980년대 미국 기업들이 메모리 사업에서 손을 뗄 조짐을 보였을 때 미국 실리콘밸리에 반도체 연구소를 만들어 R&D 투자를 대폭 강화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D램 등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렸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R&D 투자 규모는 7조원으로 5년 동안 2배 정도 늘었다. 그는 “메모리 사업의 특성은 세상에서 가장 잘 만들지 못하면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우수한 기술인력을 중심으로 고생고생해서 세계 1등을 해보니까 다른 사업에까지 시너지 효과가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임 사장은 세계 R&D의 메가트렌드로 ▦에너지ㆍ환경 ▦바이오ㆍ헬스케어 ▦신IT ▦신운송ㆍ건설이 주목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에너지ㆍ환경 분야는 에너지 수요 증가로 유가상승 추세가 지속되고 이산화탄소 저감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신성장동력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 사장은 “삼성도 태양광과 같은 에너지 분야에 당연히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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