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01지구촌 뉴스메이커] 주룽지 총리

WTO가입등 중국개혁 진두지휘"기회를 잡지 못하면 역사의 죄인이 된다." 지난 93년 전면적인 중국의 개혁개방을 선언하며 주룽지 중국 총리가 했던 말이다. 주룽지 총리는 과거 자신의 말대로 올 한해를 중국이 세계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기 위한 최대의 발판으로 삼았다. 중국의 WTO가입(11월), 2008년 올림픽 개최지 선정(7월),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과 자유무역협정(FTA)교섭 합의(11월) 등 올 한해 빚어진 굵직굵직한 사건들은 주총리의 이 같은 의지가 결집돼 나타난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은 특히 올 한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나라들이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7%대의 고성장을 이뤄낼 전망이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 또한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기업들은 마지막 남은 '황금의 땅'을 향해 러시를 이루고 있다. 반면 주위의 중국에 대한 장미빛 전망과는 달리 정작 주룽지 자신의 평가는 냉철하다. 중국의 WTO가입이 확정된 직후 그는 '지금까지의 성과를 과대평가 말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공산당 지도자들에게 새로운 성장책을 촉구했다. 특히 그는 WTO체제 편입 이후 시장전면 개방이 8억~9억에 이르는 중국 농민들에게 큰 타격을 미칠 수 있다며 서둘러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역 정부의 반발에도 불구, 농민들에게 부과하던 각종 세금을 폐지한 것은 그 중 한 예다. 그러나 중국 인민들 사이에서 주총리가 '정치 지도자' 이상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은 단지 그의 탁월한 업무능력때문만은 아니다. 주총리는 '공정하고 청렴하게 살며 이름을 더럽히지 말자'는 그의 목표대로 강직하고 청렴한 인품으로 인민들에게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다. 그러한 그가 올해 2003년 3월 퇴임의사를 밝히자 중국의 의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의 대표들이 주룽지 총리의 연임을 추진하는 서명운동에 나서는 이례적인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 주총리는 자신의 임기가 2003년 3월을 넘기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동시에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7인의 정치국 상무위원 직을 사퇴했고 17년동안 맡아왔던 칭화대 경제관리학원장(경영대 학장)에서도 물러나는 등 중국 개혁의 진두 지휘자리를 후세에게 물려주기 위한 작업을 지금 차근차근 진행중에 있다. 윤혜경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