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석유公·SK, 이라크 남부 유전 개발 신청

쿠르드 자치지역 광구계약 문제로 원유공급이 중단된 SK에너지와 석유공사 등 공기업들이 핵심 유전지대인 이라크 남부지역 등에 진출하기 위해 이라크 중앙정부에 유전개발 신청서를 제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정부 관계당국에 따르면 이라크 석유부가 지난 18일까지 세계 각국을 상대로 받은 석유개발 희망신청에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컨소시엄)는 물론 쿠르드 유전개발 문제로 원유공급중단 제재를 받고 있는 SK에너지도 참여했다. 이라크 석유부는 지난달 세계 각국에 이라크 유전개발을 희망하는 기업들에 등록을 요청했고 마감시한이었던 18일에는 신청기업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유럽과 아시아ㆍ미국의 에너지기업 70여곳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석유공사와 SK에너지 등이 실제 광구분양을 받을 가능성은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번 신청접수는 특정한 광구개발 신청을 받는 게 아니라 사전 입찰자격 심사의 성격에 가깝다”며 “쿠르드 문제 등이 걸려 있고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사업”이라고 어려운 상황을 토로했다. 실제로 전권을 쥔 이라크 중앙정부가 쿠르드 자치정부와 우리 기업들이 맺은 계약을 파기할 것을 요구하면서 쿠르드 정부와 계약을 맺은 기업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우리 참여 기업들의 국제적 위상을 보면 SK에너지와 석유공사는 보유 원유, 가스 매장량과 생산량, 제품 판매량 등을 기준으로 세계 석유기업 중 각각 76위와 98위여서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이라크 남부의 대형 광구개발에는 통상 하루 20만배럴 이상의 생산규모를 갖춘 석유기업이 뛰어들 것으로 보이나 석유공사의 경우 하루 생산량이 5만배럴선이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나 해당 기업들은 상황이 크게 꼬여 있고 세계적 석유 메이저들과의 경쟁이 버거운 것이 사실이지만 세계 3위 석유자원 보유국 이라크의 석유 대부분이 묻혀 있는 이라크 남부지역 공략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정부나 업계 일각에서는 “남부지역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우리 역량으로는 참여가 쉽지 않아 쿠르드 지역이 차라리 참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북쪽 지역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남부에서 성과를 올리기 힘들다면 북부지역이라도 확실하게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인데 이라크 국내 사정과 쿠르드 지역을 둘러싼 복잡한 국제 역학관계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최근 터키는 쿠르드 지역의 반군 소탕을 위해 우리와 관계가 밀접한 라크 북부지역에 군대를 진주시켜 유가가 급등하는 등 정세가 안개 속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가 이 같은 상황에서 이라크 유전개발에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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