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신용잔액 급속 청산… 수급 '숨통'

2일 기준 1兆 9,980억원… 시총대비 비중도 줄어<br>투신·연기금등 매수 여력·외국인도 보유주식 늘려


국내 증시가 사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9.75포인트(1.40%) 오른 1,426.89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비교적 상승폭이 크지만 기술적 성격이 짙다는 게 대다수 증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추가적인 지수하락을 점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급측면에서 몇몇의 긍정적 시그널이 포착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허물어진 수급여건에 개선조짐이 일면서 추가적인 지수 하락을 방어하는 안전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신용융자 잔액 청산 중=신용융자 잔액이 빠른 속도로 청산되고 있다. 2일 기준 신용융자 잔액은 1조9,980억원으로 지난 6월16일 3조2,808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후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2%에서 최근 0.78%로 0.24%포인트 줄었다. 신용융자의 경우 거래의 대부분을 개인투자자들이 차지한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개인매물이 쏟아지기 시작하면 바닥신호로 이해되는데 최근 지수가 폭락하면서 개인들이 투매형식으로 주식을 많이 던졌다”며 “특히 신용융자로 사들인 주식을 대거 정리하면서 신용융자잔액이 빠르게 청산되고 있는데 이는 레버리지 위험이 빠르게 제거되고 있다는 점에서 수급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투신 매수 여력은 최고 수준=투신권의 넉넉한 주머니 사정도 수급에 희망적이다. 투신권은 그동안 변동장세를 감안, 현금확보전략을 구사하면서 곳간을 채워왔다. 한국펀드평가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투신권의 국내형 펀드 주식매수 여력은 약 4조원대로 추정된다. 이는 2006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곽병열 대신증권 연구원은 “투신이 약 4조원대의 주식매수 여력을 보였던 사례를 살펴보면 대체로 고점 이후부터는 매수세를 늘리는 모습이었다”며 “최근 들어 투신은 다른 기관투자가에 비해 매수강도가 약하지만 앞으로 반등장세가 촉발될 경우 기관 장세를 이끌 것”으로 예측했다. ◇연기금 순매수 행진=전문가들은 연기금도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는 연기금이 풍부한 실탄을 바탕으로 시장에 적극 개입할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이 무르익은 상태다. 최근 매매동향도 이에 적극 부응하는 모습이다. 전날 올 들어 최대 규모인 4,306억원 순매수에 나선 연기금은 이날도 1,457억원 규모로 사들이며 저가매수에 나섰다. 곽 연구원은 “2008년 국민연금의 목표 주식비중과 현 수준의 주식편입비의 차이를 통해 코스피 시나리오별 주식매수 여력을 추정한 결과 1,400선에선 대략 10조원대의 여력을 보인다”며 “향후에도 연기금의 주식안전판 역할은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외국인 보유비중 증가=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식보유 비중이 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코스콤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이 시가총액 대비 차지하는 비중은 30.49%. 비록 이날 외국인 순매도로 비중이 소폭 줄었지만 지수폭락 기간 중에 외국인은 꾸준히 주식매입에 나서고 있다. 특히 주가지수가 1,500포인트를 이탈한 후 외국인은 보유주식 수는 늘리면서 대차잔액은 줄이는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이 1,500포인트 아래의 지수대에서는 공매도를 통한 수익달성이 어렵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고려할 때 외국인이 기존의 매도 포지션을 버리고 저가매수 전략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은 저가매수 전략으로 매매패턴을 전환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며 “특히 업종ㆍ종목별로 차별화된 매수세를 나타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보유비중은 증가하면서 대차잔액은 감소하고 있는 업종(반도체ㆍ보험ㆍ내구소비재ㆍ증권)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