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큰손’ 대상 사모ELS 발행 급증

3분기 판매 76%차지…‘조기상환형’ 많아<BR>국내·해외 주식 연계 PB전용 상품도 등장


주가연계증권(ELS)이 지난 3월 이후 7개월 연속 월평균 판매실적 1조원을 넘어서며 인기몰이를 하는 가운데, 거액 자산가를 상대로 한 사모형 ELS 발행이 크게 늘어 눈길을 끈다. 코스피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서는 강세가 이어지면서 안정성을 추구하는 거액 자산가들이 주식시장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방법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ELS를 사모형태로 택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 일부 기관투자자들도 시중은행 예금금리보다는 높으면서도 주식투자보다는 안정성이 있는 사모형 ELS를 선호하고 있다. ◇공모형보다 사모형이 더 잘 팔려= 23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3ㆍ4분기 ELS 판매금액은 총 4조4,475억원에 달한다. 이중 공모가 1조589억원으로 전체의 23.8%에 불과한 반면 사모형 ELS는 3조3,885억원으로 공모보다 3배가 넘는 규모가 팔렸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공모형 ELS에 치중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다양한 사모형 상품이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면서 “거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증권사, 은행들의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각 고객들의 투자성향에 따른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는 노력이 지속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거액 자산가들은 주식시장에 투자하기를 다소 꺼려했지만 최근 증시가 상승세를 타자 ELS라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주식 관련 상품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 증권사별로도 굿모닝신한증권과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ㆍ4분기 동안 단 한 건도 ELS 공모를 하지 않고 사모형만 집중 판매했다. 사모형과 공모형을 모두 판매한 증권사들의 경우도 대우증권을 제외하고는 사모형의 판매금액이 공모형을 앞질렀다. ◇조기상환형 우세, 올 판매량 작년의 두배= 올들어 지난 10월 둘째주까지의 ELS 판매실적은 11조598억원으로, 지난 3월 처음으로 판매금액 1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 9월까지 7개월 연속 월평균 판매실적 1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 같은 판매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배에 달하는 것이다. 이 같은 발행규모 증가는 주가 강세에 힘입어 ELS의 조기상환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나이스채권평가 자료에 따르면 올 1~8월 발행된 공모형 ELS 상품은 226개이며, 이중 조기상환형 상품이 203개에 달했다. 이 가운데 이미 조기상환이 결정된 상품은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87개나 된다. 최 연구원은 “ELS의 조기상환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조기상환된 자금이 또다시 새로운 ELS 상품으로 유입되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조기상환 옵션이 거의 필수적으로 첨가된 24개월 및 36개월 만기 ELS가 10%에 근접한 수익률을 기록했고 상품 유형별 수익률에서도 조기상환형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초자산 다양화 현상 두드러져= 최근 ELS시장의 또다른 특징은 바로 기초자산이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개별종목과 연계된 ELS의 경우 기존 삼성전자 일변도에서 탈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기초자산 종목의 숫자는 역대 최고치인 135개 구성으로 나타났으며, KT와 KTF로 대표되는 통신업종과 함께 주가 상승이 돋보였던 한전, 하이닉스, 한진해운, 대한항공 등이 새롭게 등장했다.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을 연계한 PB전용 상품도 등장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업계 최초로 한국 및 미국 IT업계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애플컴퓨터의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설계한 ‘ACE 글로벌 IT 투스타 ELS’를 판매했다. 또 TSE리츠 등 해외 특수지수 등이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점도 눈에 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 리츠(REITs)들을 지수화한 ‘TSE리츠 인덱스’를 바탕으로 한 사모형 ELS의 경우 지난 9월말 현재 총 10개, 발행규모로는 1,150억원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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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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