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이 대내외 악재로 크게 휘청거렸다. 금리는 연중 두번째 수준으로 폭등했고 환율은 1,040원대에 육박했다. 주가는 장중 1,7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23일 채권시장은 ‘준패닉’ 상황을 방불케 했다. 국고채 3년 만기 금리는 지난주 말 대비 0.15%포인트 폭등한 연 5.87%, 국고채 5년 만기 금리는 0.16%포인트나 크게 상승한 연 5.95%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 연중 최고치인 지난 1월 초의 5.90%, 5.98%에 육박한 수치다.
가뜩이나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매수심리가 취약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인상해 유동성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가 돌면서 시장심리가 급격하게 붕괴됐다. 한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시장심리는 진정되지 않고 오후 들어 금리가 더 뛰자 손절매 물량이 속출하며 금리는 연중 최고치 수준으로 솟구쳤다.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주 말보다 11원 급등한 1,039원으로 장을 마쳤다. 환율이 1,030원대에 진입한 것은 16일 이후 일주일 만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와 정유사들의 달러매수 수요로 환율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지수도 장중 1,700선이 붕괴되는 등 약세를 보이다가 결국 전일 대비 0.89%(15.41포인트) 하락한 1,715.59포인트로 마감했다.
기관은 3,032억원의 순매수를 보였지만 외국인이 4,109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하락을 주도했다. 지난 11거래일간 외국인은 무려 3조3,978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