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시 뉴욕선언] "알맹이 없어 신뢰회복엔 미흡"

"대부분 알려진 내용" 투자자·민주당 냉담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9일 기업신뢰 회복을 위해 가진 뉴욕 특별연설은 기업범죄 수사를 전담할 특별 수사조직을 법무부 내에 신설하고 기업사기에 대해 형량을 지금의 두배인 최고 징역 10년까지 연장, 적용하는 내용이 두드러진 골자다. 다른 내용은 그동안 민주당과 공화당ㆍ증권거래위원회(SEC)ㆍ뉴욕증권거래소(NYSE) 등에서 논의돼온 것을 종합 정리했다는 중론이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 최초의 경영학석사(MBA) 출신의 대통령답게 전문적인 증권용어를 구사하며 "양심 없는 자본주의는 없고 인격 없는 부(富)가 있을 수 없다"며 기업윤리를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날 부시 대통령의 뉴욕선언이 투자가 신뢰회복에 미흡하다고 지적, '투자가 권리장전'을 별도의 입법안으로 제출함으로써 공화당 정부에 정면 대응자세를 취했다. 기업과 금융계는 부시 대통령의 방침에 지지를 밝혔으나 일반 투자자들은 구체적인 알맹이가 없다고 평가, 이날 뉴욕증시의 지수들이 일제히 폭락했다. ▶ 이미 알려진 내용의 종합판 부시 대통령이 밝힌 기업부정 척결방안의 초점은 문서나 통신을 통한 기업사기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내용은 ▲ 형사특별기동대(SWAT) 격의 기업사기 전담반 신설 ▲ 기업범죄에 대한 최고형량 연장 등 두가지이고 다른 내용은 이미 여러 곳에서 논의됐던 방안이다. 다음은 부시 대통령이 밝힌 내용의 요약. ▲ 기업이 경영진에게 운영자금을 사내 대출할 수 없다 ▲ 최고경영자(CEO)는 연간 재무제표를 인증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 ▲ CEO는 급여와 보너스 등 보상이 얼마나 되는지를 쉬운 용어로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 기업인이 분식회계 등 사기를 통해 증액한 재산은 몰수한다 ▲ 기업경영이 악화될 경우 사기행위로 획득한 기업인의 보상(스톡옵션)은 인정할 수 없다 ▲ 기업사기범은 다른 상장법인의 임원이 될 수 없다 ▲ SEC 수사요원을 100명 증원하고 예산을 1억달러 증액한다 ▲ SEC 규정을 강화, 기업 임원의 책임성을 높이고, 독립 회계체계를 구축한다 ▲ 회계사는 독립적이어야 하며 상충된 이해관계에 타협해서는 안된다 ▲ 증권 애널리스트는 소속 회사의 유가증권 발행 알선 및 합병 중개를 돕기 위해 영합해서는 안된다 ▲ 애널리스트들이 애매한 용어로 투자자들을 오도해서는 안된다 ▲ 이사회는 기업 재무제표의 정확성을 점검하고 회계회사가 CEO와 영합하는 것을 견제하며 고위 경영진의 보상금이 현실적인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주주들은 진실된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할 수 있다 ▲ 주주들은 보상위원회의 규정이행 상태와 회계 투명성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다. ▶ 신뢰 회복에 미흡 부시 연설에 대해 톰 대슐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는 "목청만 컸을 뿐 회초리가 너무 약하다"고 비난했으며 민주당은 부시 대통령과 케네스 레이 엔론 전 회장과의 유착관계에 초점을 맞춰 정치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 부정사건을 수사해온 엘리엇 스플리처 뉴욕주 검찰국장은 "한발짝도 진전된 것이 없다"며 비아냥거렸고 뉴욕 증권가에서는 이미 알려진 내용이라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날 연설에 참여한 샌포드 웨일 시티그룹 회장은 "적절한 메시지"라고 코멘트했고 리처드 그라소 NYSE 회장은 "시장이 원하던 바를 말했다"며 부시 대통령을 성원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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