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기업 신뢰도 '끝없는 추락'

■ 제약사 머크 124억달러 회계부정뉴욕증시 요동·달러화 하락 반전 미국의 거대 제약업체인 머크가 또 다른 회계 스캔들을 일으키면서 한동안 안정기조를 찾아가던 세계 금융시장이 재차 요동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머크의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하자마자 나스닥 100 선물지수가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렸으며 달러화 역시 그 동안의 반등세를 접고 하락 추세로 반전됐다. 미 행정부 내에서는 끝없이 드러나고 있는 기업들의 회계 부정사태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으며 강도 높은 관련 대책을 이번주 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 세계 금융시장 재차 요동 124억달러에 달하는 머크의 분식회계 충격으로 지난주 말 모처럼 급등했던 뉴욕 증시는 이날 나스닥 100 선물지수가 장중 17포인트나 빠졌으며 달러화 역시 엔화에 대해 119엔까지 하락했다. 일부에서는 뉴욕 증시가 회계 스캔들에 어느 정도 면역이 돼 있어 이번 사건의 파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도 내놓고 있지만 이번에야말로 부정회계의 부정적 효과가 미 증시를 강타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머크는 에너지나 텔레콤기업이 아닌 제약업체라는 점에서 이는 미 기업의 부정회계 비리가 업종을 불문하고 만연해 있다는 점을 반증하는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 증시 회복을 배경으로 한동안 반등 양상을 보여왔던 달러화 역시 머크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다우존스는 달러화가 이번주 내로 지난해 9ㆍ11 테러 당시 저점이던 115.80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 미 회계개혁 가속화할 듯 엔론ㆍ월드컴ㆍ제록스에 이어 머크마저 부정회계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미국 정부와 의회의 회계개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업체의 부정회계는 곧 미국 자본주의에 대한 신뢰저하를 의미하는 것은 물론 미국경제의 회복에도 커다란 장애물로 작용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여름 휴회를 3주일 남겨놓은 의회에서는 하원 금융위원회가 8일부터 월드컴 청문회를 열고 회사 관계자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회계부정을 파헤칠 예정이다. 또 상원은 이날 월드컴 사건으로 추진력이 붙은 회계제도 개선안을 상정했다. 폴 샤베인스 의원이 발의한 상원의 개선안은 회계감독위원회의 신설 및 내부자 거래와 엔론 사태에서 드러난 감독장치의 허점 보완 등 기존의 업계 자율체제에 대한 대폭적인 규제강화를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상원 개선안이 지난 29년 대공황 이후 가장 개혁적인 조치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역시 9일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일련의 부정회계 스캔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이에 따른 제도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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