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소영식 유니콘전자통신 사장(창업스토리)

◎“고난도 기술개발 전념” 외곬수/88년 교통자동제어시스템 첫 국산화 성공/관광·지리정보시스템 등 특허권 14종 보유/TRS 무선데이터통신분야 세계최고 목표소영식 유니콘전자통신 사장(43)이 창업을 하게 된 동기를 더듬어보면 엉뚱한 구석이 많다. 소사장은 원래 지독한 공부벌레였다. 그는 1974년 서강대 물리학과에 입학한 이후 대학 4년동안 장학금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 이공계열에서 항상 선두다툼을 벌일 정도로 그는 공부에 푹 빠져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인생의 전기를 만들어 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사건은 우습게도 「수학성적 C학점」이었다. 3학년 학기말고사에서 학교생활중 처음으로 받아 본 점수였다. 그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는 교수가 요구하는 기본수준을 뛰어넘어 응용방법으로 정답을 도출해 냈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줄로 굳게 믿고 있었다. 『왜 C냐고 항의했죠. 그러나 교수님은 내가 요구한 건 고난도의 응용으로 문제를 풀라는 것이 아니라 얼마만큼 기본에 충실한가 였다며 요지부동이셨죠.』 그는 그 길로 무단 결석을 감수하고 화양계곡을 찾아가 삶의 가치를 되새겨보았다. 공부만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후 총학생회활동에도 참여하기도한 소사장은 졸업후 유학을 가려고 결심했었다. 유학을 준비하던 중 그는 인생진로를 바꾸는 일을 또 한 번 만난다. 1980년 학교에서 전자계산학과를 신설하면서 조교를 맡아줄 것을 제의한 것이다. 그는 그해 서울시가 전자통신연구소(ETRI)에 맡긴 교통자동제어시스템의 운영 및 국산화작업에 참여했다. 박병수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가 총책임자로 임명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교통자동제어시스템에 푹 빠지게 됐다. 그러나 84년 연구주체가 ETRI에서 KIST로 바뀌면서 그는 당장 할 일을 잃게 됐다. 그의 고집은 여기서 시작됐다. 당시 외제에만 의존하고 있던 교통자동제어시스템을 국산화시키고야 말겠다는 결심이 섰다. 그는 교통자동제어시스템의 국산화에 대한 페이퍼를 작성해 대기업들을 찾아나섰다.그러나 돈을 대겠다는 대기업은 나타나지 않았다. 『몇 번을 거절당했습니다. 암담하더군요. 다행히 지금은 없어진 동양정밀공업(주)(OPC)을 찾아갔더니 승낙을 했습니다. 뛸 듯이 기뻤습니다.』 그는 OPC에서 1억2천만원을 받아 막바로 교통자동제어시스템 국산화에 착수했다. 87년에는 아예 강남 역삼동 뱅뱅사거리에 사무실을 빌려 타콤이라는 개인회사를 차렸다. 소사장은 서울시 컴퓨터 교통자동제어시스템 국산화를 88년에 국내 최초로 완료하고 이듬해인 89년에는 서울시에 납품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소사장은 91년 내친 김에 자본금 2억원규모의 유니콘전자통신을 설립하고 기술개발에 발벗고 나섰다. 그가 뜻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인력과 제대로 법인 형태를 갖춘 회사가 필요했다. 그의 꿈은 TRS무선데이터통신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 이 분야는 그러나 위치측정시스템(GPS), 지리정보시스템(GIS), 유선네트워크, 하드웨어 회로설계기술등 최첨단 기술을 모두 갖춰야 가능했다. 소사장은 그동안 국내 최초로 개발한 기술중 93년에 개발한 「레이저센스를 이용한 원격측정용 광섬유 변위측정기」와 지난해말 개발을 끝낸 「ONE-BODY형 터치방식의 MDT(Mobile Data Terminal)」에 유달리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교통제어시스템과 관련된 최초개발실적을 많이 갖고 있는 소사장이 등록한 저작권 및 특허도 교통지리정보 시스템, GPS를 이용한 관광안내 시스템등 14종에 이른다. 창업후 1년에 한 번꼴로 남들이 하기 어려운 기술을 개발한 유니콘전자통신은 지난해부터 세계 최초로 디지털 주파수공용통신(TRS) 무선 모뎀개발 작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4억원에 불과했지만 비약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매출목표는 60억원이며 내년은 1백50억원. 오는 2천년은 5백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박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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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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