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선경그룹 최태원 상무(차세대 경영인)

◎소탈하고 검소하나 일에 대해선 공격적/형식보다 실제 중시/휴대폰사업 추진때 경영능력 진가발휘『재벌 2세답지 않게 소탈하고 검소하다. 나이에 맞이 않게 앞을 내다보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선경그룹 임직원들이 평가하는 최태원 상무(37)다. 2세경영인에게서 떠올리는 여러가지 부정적 선입견이 없고, 사업에 대한 안목도 매우 높다는 얘기다. 최상무는 그룹내부에서 최종현 그룹회장의 장남이라는 사실을 모를 정도로 겸손한 말과 행동을 한다. 그래서 상하간에 두루 좋은 인상을 주고 있다는게 그를 아는 사람들의 공통된 평이다. 하지만 사업에 있어서는 강한 애착과 함께 매우 공격적인 면을 보이고 있다. 그를 잘 아는 그룹의 한 관계자는 『최상무는 일을 추진하면서도 이를 결코 자화자찬의 모습으로 표출하지 않고 있다. 모든 일을 급하게 추진하는 법이 없다. 그러나 일단 결정되면 과감히 밀어부치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 그의 이같은 모습은 형식보다 실제를 중요시 한다는 점에서 잘 나타난다. 그는 그동안 각종 인터뷰는 물론 사진찍기까지 싫어할 정도로 요식적인 절차를 완전히 배제해 왔다. 『2세가 아니라 인간 최태원으로서 경영능력을 평가받고 싶다』는 평소의 철학을 실천하는 한 과정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는 철저히 일 중심으로 평가받기를 원한다. 그는 소탈하고 검소한 것으로도 정평나 있다. 그가 즐겨찾는 술집은 룸싸롱이 아닌 소주집이며 옷이나 구두 등 외모치장에는 거의 관심이 없다고 한다. 특히 직원들과 회식을 할 때는 삼겹살에 소주를 즐기는 소박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주량은 아버지를 빼어 닮아 두주불사형이지만 취한 모습은 한번도 보이지 않았다는게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의 평이다. 사실 최상무는 철저히 베일에 쌓인 인물이었다고 볼 수 있다. 최회장의 장남이자 노태우 전대통령의 맞사위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그가 경영인으로서 외부에 알려진 것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정보통신(휴대폰)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그 주역으로 재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재계 5위의 거함 「선경호」를 이끌 유력한 선장 후보로 떠오르면서 그의 행보는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부친인 최회장의 갑작스런 암수술로 인해 이같은 인식은 증폭되고 있다. 최회장 장남인데다 그동안 「너무 어리다」라는 선입견을 씻어내고 경영능력도 어느정도 인정받고 있어 차기 회장감으로 그 누구보다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고려대 물리학과와 미국 시카고대학원에서 경제학박사과정을 밟은 이후 지난 91년 미주경영기획실에 입사, SKM, (주)선경등에서 경영수업을 받으며 그의 진가를 발휘해 왔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그룹경영기획실 상무와 주력사인 SK(유공)상무, (주)선경상무를 겸직하며 사실상 그룹경영전반을 깊숙히 간여하고 있다. 또 지난해초부터 계열사 주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정보통신사업등 신규사업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어 재계 일각에서는 이미 후계구도에 따른 포석은 마무리된 상태라는 분석도 있다. 그는 요즘 그룹경영기획실 임원의 한사람으로서 그룹의 21세기 비전에 밑그림을 그리면서 초우량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의 고민과 리더쉽이 깊으면 깊을 수록 선경에서의 그의 역할과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게 재계의 지적이다.<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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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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