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브러더스가 2조5,000억원 규모의 원금보장형 주식연동상품(ELN)을 발매키로 한 것은 침체상태의 증시에 자금유입이라는 청량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식편입에 따른 직접적인 효과도 기대되지만 ELN의 발매에 따라 채권, 선물ㆍ옵션 등의 투자 활성화가 이루어지고 이것이 결국 증시로의 자금유입을 촉발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특히 그동안 투자가들을 망설이게 했던 원금손실에 대한 부담을 없앰으로써 투자분위기 조성에 일조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규모 자금 증시 직접 유입=이번 리먼브러더스의 ELN발행 계획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주식 현물 투자비율을 60%까지 확대하는 등 주식편입 비중을 대폭 늘렸다는 점이다. 즉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규모 자금유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ELN 발행액중 약 1조5,000억원이 증시에 투입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거래대금이 대략 1조6,000억원에도 못미치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ELN 발행을 통해 증시로 유입되는 금액이 하루 거래규모를 커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만큼 증시에 활력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원금보장 따라 투자심리 회복 기대= `원금보장`이라는 상품 특성도 유동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일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투자가들이 원금손실에 대한 위험부담에 민감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ELN은 발행회사의 신용으로 투자원금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원금손실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다. 다시말해 투자가들이 손실에 대한 부담없이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주가가 바닥수준이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조만간 해소돼 반등한다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투자가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더욱이 주식편입비중이 크다는 점도 메리트로 작용할 수 있다. 낙폭이 컸던 만큼 상승폭도 클 것으로 예상되고 따라서 주식편입 비중이 높을수록 고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간접 수요도 늘어날 듯=ELN 상품구조의 특성도 증시에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금보장형 ELN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채권을 확보해야 하고 이것은 곧 채권수요의 발생을 촉발할 것이다. 이렇게 채권수요가 늘게 되면 채권수익률은 떨어질 것이고 결국 자금의 증시유입을 촉발시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ELN은 기본적으로 채권수요의 촉발과 채권수익률의 하락을 가져올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유동자금이 증시로 돌아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증권사 ELN상품구조에도 영향=증권업계에서는 이번 리먼브러더스의 ELN발행이 ELN상품 구조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증권사에서 설계하고 있는 상품 대부분의 주식편입비중이 10% 안팎이지만 앞으로는 더욱 공격적인 상품 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 증권사에서도 완전한 원금보장보다는 일정부분의 원금만 보장하고 고수익 상품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될 경우 주식편입비중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영규기자 sk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