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들이 올 1ㆍ4분기에 예상과 달리 환율효과를 못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호조에 환율상승으로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외화부채 상환부담 등 환손실도 불어났기 때문이다. 사실성 수익성이 제자리를 맴 돈 셈이다. 한국은행이 16일 1,567개 상장ㆍ등록업체를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1ㆍ4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1ㆍ4분기 제조업 중 수출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8.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ㆍ4분기 대비 1.7%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수출기업의 영업이익률이 좋아진 것은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20%가량 증가하는 등 수출호조에다 환율마저 상승하며 판매가격이 덩달아 오른 덕분이다. 이 때문에 수출기업의 영업이익률은 내수기업(7.9%)을 0.3%포인트 앞질렀다. 하지만 영업외순익을 감안한 매출액 세전순이익률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수출기업의 세전순이익률은 7.2%로 전분기에 비해 0.1%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내수기업(7.5%)에 비해서도 0.3%포인트 뒤처졌다. 이는 수출기업의 경우 환율 상승으로 이익은 늘어나지만 외환손실도 덩달아 불어나면서 이익을 깎아먹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조사 대상 업체의 외환손실은 매출액 대비 1.4%인 3조4,000억원으로 추정됐다. 김지영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우리나라 기업들은 외화자산보다 외화부채가 많아 환율이 오르면 외채 상환 부담이 커지고 원자재 수입 비용도 증가하면서 환손실이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최근 논란이 된 키코(KIKO) 등 환헤지용 통화옵션상품의 손실이 잡혀있지 않아 실제 기업들의 환손실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내수기업과 비제조업 부문을 모두 포함한 전체 기업의 수익성은 비교적 큰 폭으로 개선됐다. 전체 영업이익률은 7.4%, 세전순이익률은 6.9%로 전 분기에 비해 각각 2.2%포인트, 2.1%포인트 늘었고 특히 내수기업은 상대적으로 외환손실이 작았던 덕분에 세전순이익률이 7.5%로 전 분기의 3.6%에 비해 2배 이상 높아졌다. 김 팀장은 “수출기업에 비해 내수기업은 상대적으로 환손실이 작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환율 상승으로 환손실이 발생한 것보다 영업 이익이 늘어난 효과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업들의 재무구조는 다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전체 업체의 부채비율은 92.5%로 지난해 말(85.7%)보다 상승했고 특히 제조업체의 부채비율은 89.0%로 지난 2004년 2ㆍ4분기 말(93.9%) 이후 최고수준에 달했다. 한은은 차입금이 증가하고 선수금 등 비이자부채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