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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모델 학원·학과 등 지망생만 수만명

男 178~185cm, 70~78kg 적당, 女 175~178cm, 32-24-35는 돼야<br>시장규모 8,000억원 수입은 모델마다 제각각<br>1회 출연료 500만~10만원 '다양'<br>학원 수강료 160만~190만원에도 입학 경쟁률은 3대 1 웃돌아

모델들은 패션이나 상품, 혹은 브랜드 이미지를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거나 때로는 독창적인 느낌을 창조해 낸다. 모델들이 디자이너 앙드레 김의 작품을 입고 무대 위를 걷고 있는 모습. /서울경제 자료사진

광고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모델의 영역도 TV CF모델부터 패션모델, 홈쇼핑 모델, 잡지 모델, 레이싱 모델, 헤어 모델 등으로 끝 없이 분화하고 있다. /서울경제 자료사진

[리빙 앤 조이] 모델 학원·학과 등 지망생만 수만명 男 178~185cm, 70~78kg 적당, 女 175~178cm, 32-24-35는 돼야시장규모 8,000억원 수입은 모델마다 제각각1회 출연료 500만~10만원 '다양'학원 수강료 160만~190만원에도 입학 경쟁률은 3대 1 웃돌아 정민정 기자 jminj@sed.co.kr 모델들은 패션이나 상품, 혹은 브랜드 이미지를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거나 때로는 독창적인 느낌을 창조해 낸다. 모델들이 디자이너 앙드레 김의 작품을 입고 무대 위를 걷고 있는 모습. /서울경제 자료사진 광고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모델의 영역도 TV CF모델부터 패션모델, 홈쇼핑 모델, 잡지 모델, 레이싱 모델, 헤어 모델 등으로 끝 없이 분화하고 있다. /서울경제 자료사진 올 초 세계 양대 모델 에이전시 가운데 하나인 포드(Ford)사가 주최한 세계슈퍼모델 대회에서 동양인 최초로 강승현씨(21)가 1위를 차지하자 전세계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들어서는 뉴욕ㆍ파리ㆍ런던ㆍ밀라노 등 세계 4대 컬렉션에서 혜박, 한혜진, 김다울 등 한국을 대표하는 모델들의 활동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해지자 바야흐로 ‘한국 모델 전성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한국 모델이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는 이유에 대해 고은경 DCM 대표는 ‘실력’ 때문이라고 잘라 말한다. 모델 출신인 고 대표는 “외모는 무척이나 평범하고 쌍꺼풀도 없는 동양적인 얼굴이지만 체형이 서양 모델에 못지 않은데다 워킹 실력과 자기 표현 능력이 뛰어나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프로 모델 외에 모델 출신의 연예인들도 많다. 차승원, 김민준, 강동원, 권상우, 소지섭, 한고은, 한예슬, 한지혜 등 내로라 하는 연예인들도 알고 보면 모델 출신이다. 이처럼 모델로서 유명세를 떨치거나, 모델 출신으로 성공한 사례가 많아지다 보니 지망생들도 크게 늘고 있다. 모델 아카데미나 4년제 대학, 전문대 모델학과를 다니는 학생들만 줄잡아 수 만명에 달한다. 강남 압구정동의 한 모델 양성 학원에서 만난 조종혁군(25)도 그 중 한 명이다. “영화 ‘광복절 특사’를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촬영했어요. 그 때 차승원 선배를 가까이서 봤지요. 제가 운 좋게 엑스트라로 발탁됐는데 차 선배가 제게 쓰고 있던 모자를 선물로 줬어요. 차 선배가 모델 출신이라는 말을 그 때 처음 듣고 모델이 돼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요.” 지난 4월 모델 학원에 입학하기 전까지 조군은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하며 연봉 3,600만원을 받는, 나름대로 안정된 샐러리 맨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끝내 자신이 고등학생 때부터 가슴 속에 품던 모델의 꿈을 포기하지 못한 것이다. ■모델이 되고 싶은 지망생들 아직도 조군의 아버지는 모델이 되겠다는 그의 꿈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조군은 “남자 모델들은 여자 모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이 적어 미래를 생각하면 답답하기도 하지만 꿈은 이루어진다는 생각으로 도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175cm, 51kg에 34-24-35의 몸매를 갖고 있는, 또 다른 모델 지망생 김소은양(23)은 일본 의상전문학교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다 우연한 기회에 모델로 방향을 틀게 됐다. 의상학교에서는 정기적으로 각자 만든 옷을 입고 패션쇼를 진행하는데 김양이 자신의 옷을 입고 워킹을 하자 모두가 탄성을 지르며 모델을 하라고 권유를 했다. 김양은 “그 때까지는 모델이 되겠다는 생각을 꿈에도 해 본 적이 없는데, 막상 모델로 마음을 굳히니까 잘 될 것 같은 믿음 같은 게 생겼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 조군이나 김양처럼 모델을 꿈꾸는 이들은 줄잡아 수만 명. 하지만 모델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신체적인 조건이 무척 중요하다. 남자는 178~185cm의 키에 70~78kg의 몸무게, 40-32-38 정도의 신체 지수가 전제 조건이다. 여자 모델은 175~178cm의 키와 49~53kg의 몸무게, 32-24-35 정도가 이상적이다. 얼굴 크기도 중요한 신체 요소로, 예전에는 얼굴 길이 대비 몸 길이가 7등신이나 8등신이면 이상적으로 간주됐지만 요즘은 9등신이나 10등신, 심지어는 12등신 등 얼굴이 작을수록 인기다. ■모델로 가는 길 모델 에이전시로는 모델센터, 모델라인, DCM, 더모델즈, 에스팀 등 대형 업체들만 30곳이 넘고 광고 모델 에이전시까지 포함하면 60여곳에 이른다. 또 동덕여대, 대덕대, 대경대 등 14개 대학에서 모델과 또는 모델관련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모델과 재학생 중에서는 교수나 아카데미 강사 등 지도자의 길을 걷는 이들도 있지만, 상당수는 톱 모델로 성공해 돈과 명예를 얻고 싶어 한다. 지난해 슈퍼 모델 1위 입상자인 이현주씨(21)는 “대규모 패션쇼가 열리기에 앞서 몇 개월 전부터 3~4시간씩 헬스를 하면서 몸을 만든다”며 “외형적인 조건 뿐만 아니라 모델로 자리잡기 위해 땀을 흘리며 하루 하루 노력하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역시 슈퍼모델 출신으로 10년째 모델 생활을 해 오고 있는 김태연씨(29)는 “모델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면서 “모델을 하면서 중간중간 찾아오는 슬럼프도 지혜롭게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쉽지 않은 아카데미 과정 DCM 모델 아카데미 1교시인 헬스 시간. 수강생들은 쉴 새 없이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헬스 시간이 끝나자 워킹(걷는 동작) 연습이 이어진다. 이 같은 내용을 가르치는 모델 아카데미는 대부분 3개월 과정으로 구성돼 있으며 수강료는 160만~190만원 선이다. 주 5일, 하루 3시간 30분씩 수업을 하는데 헬스와 워킹은 매일 진행하고, 재즈댄스, 메이크업, 연기수업, 사진 촬영 자세 같은 실기를 가르친다. 이처럼 고된 수업이 이어지다 보니 의지력이 약한 수강생들은 결석하기 일쑤. DCM 30기 수강생 60여명 가운데 20명 가까운 지망생들은 아예 수업에 참여하지 않거나 드문드문 나와 내부적으로는 이미 눈 밖에 난 상태다. 다이어트도 중요하다. 모델 지망생에게 ‘살’은 적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모델이 되고자 하는 이들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다이어트에 온 신경을 쏟고 있다. 한 남자 지망생은 하루에 고구마 3개와 물 3ℓ로 버텨 한 달 만에 10kg을 뺐다. 지망생들은 이처럼 힘겨운 자신과의 싸움을 견디면서 3개월의 수강 기간을 보낸다. 그러나 아카데미 수업을 받는다고 해서 모두 모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수강 과정이 끝난 후 전속 여부를 결정짓는 오디션을 통과해야 해당 에이전시와 전속모델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한 모델 아카데미 관계자는 “많을 때는 50% 이상의 수강생이 전속 계약을 체결하지만 실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전속 비중이 20%선에 그칠 때도 있다”고 말했다. 모델과를 졸업한 경우에는 아카데미를 수료한 것으로 인정, 전속 오디션을 치를 수 있다. 아카데미의 경우 보통 고1부터 20대 후반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수강을 하는데, 한 번은 여중생이 엄마 손에 이끌려 수강 신청을 하러 온 일도 있었다. 이처럼 인기가 치솟다 보니 모델 아카데미의 입학 경쟁률은 평균 3대 1을 넘고, 모델과 입학 경쟁률도 평균 4대 1을 웃돈다. 지난해 동덕여대 모델과의 입학 경쟁률은 20대 1을 넘어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모델 업계의 현주소 에이전시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면 각종 패션쇼나 광고에 출연할 수 있다. 지난해 7조 9,772억원으로 추산된 국내 전체 광고 시장 중에서 모델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00억원. CF 모델은 한 편 출연에 30만~500만원까지 받을 수 있고, 패션쇼 모델료는 10만~150만원, 신문이나 잡지 등 인쇄매체는 30만~250만원, 패션ㆍ뷰티 잡지 모델료는 10만~30만원 수준이다. 해외에서 유명한 국내의 톱 모델이 패션쇼 1회당 500만원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최상급 모델의 출연료는 200만~300만원 사이다. 그러나 신인의 경우 10만~15만원 수준에서 만족해야 한다. 이마저도 모두 자신의 몫이 아니다. 특정 에이전시 전속 모델은 에이전시와 통상 7대 3정도로 모델료를 나누고 있어 신인은 교통비를 해결하는 수준에서 만족해야만 한다. 결국 대다수 신인 모델들은 광고 촬영이나 쇼가 없는 날이면 아르바이트를 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이에 따라 모델도 하나의 직업군으로 인정 받을 수 있도록 업계 내부의 자성과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양의식 한국모델협회 회장은 “모델은 그 동안 패션 산업의 마케팅 도구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능동적으로 패션 마케팅의 전달자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직업적 자부심을 높이는 한편 광고주나 디자이너들로부터 격에 맞는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모델' 그 화려함의 뒤안… • 모델 학원·학과 등 지망생만 수만명 • 모델의 종류 • "모델 대접받는 풍토 조성 돼야" • 모델들의 몸관리 • 잇몸질환 원인 플라그 잇몸약으로 제거 못해요 • 亞 최초 'Slow City' 증도를 아세요? • "어학등 기본 소양 갖춰야" • 국내 최초 여성 프로 카레이서 강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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