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또 불거진 스크린쿼터 논란

스크린쿼터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최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민주당 강봉균의원이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한미투자협정(BIT)의 조속한 체결을 주장하면서 협정체결을 위해 스크린쿼터(한국영화의무상영일수)를 축소해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문화연대, 스크린쿼터문화연대 등 16개 단체로 이뤄진 세계문화기구를 위한 연대회의가 비판성명을 냈다. 이에 앞서 미국상공회의소가 `스크린쿼터 문제 해결`을 주장하고, 지난달 13일 미국 백악관 무역대표부 사무실에서 시청각분야 기업대표들이 모여 구성한 `자유무역을 위한 문화산업연대`는 “문화산업이 미국경제에 큰 기여를 할 것”이며, 미국-칠레, 미국-싱가포르간 자유무역협정에서 문화시장의 개방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선언했다. 스크린쿼터 문제는 한미 통상문제의 최고 정점에 달했던 지난 1999년부터 할리우드 자본의 끊임없는 공격대상이었다. 그래도 그동안 우리 문화계와 정부가 합심해 강력하게 `문화주권`을 주장하며 강력하게 대처함으로써 우리 영화산업을 보호하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그래서 지난 2년간 한국영화 점유율은 40%를 넘었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스크린쿼터가 유지돼야 하는가`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스크린쿼터는 점유율 40% 넘어 50% 육박이라는 숫자에 치우칠 문제가 아니다. 흥행한 많은 한국영화들을 살펴보면, 영화를 본 관객들의 입소문을 통해서 이뤄졌다. 한국영화의 시장은 할리우드영화와 달리 우리 극장에서 관객들과 일차적인 만남에서 이뤄진다. 그런데 스크린쿼터제가 축소되면 극장주들은 지명도 높은 배우들이 나오는 코미디나 섹스물등을 받아 안정적인 수입을 얻으려 할 것이다. 그러면 작품의 다양성과 질 수준은 어떻게 될 것인가. 몇몇 훌륭한 한국영화는 관객들에게 제대로 평가도 받기 전에 극장주들의 개인적 평가로 상영조차 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진다. 아무튼 문화선진국이라 불리우는 캐나다, EU 등은 물론이고 아프리카 국가들까지 WTO틀 안에서는 문화생산물의 개방을 논할 수 없다고 못박고 있다. 또한 우리의 스크린쿼터제는 다양성을 지킨 세계적 모범사례로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왜 우리가 스스로 나서서 이 상징을 버려야 하는지,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날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미국 문화패권주의의 `부활`을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그들에게 왜 부화뇌동해야 하는 지 알 수 없다. <박연우(사회문화부 차장)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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