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세기 경제발자취] 5. 정보통신

21세기를 눈앞에 둔 지금, 사람들은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을 옆집에서 벌어지는 일보다 먼저 알 수 있게 됐다. 물리적인 거리는 이제 더이상 인간의 의사 전달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게 된 것이다.각종 첨단의 유·무선 기술은 하늘과 땅, 바닷속을 거미줄처럼 연결, 원하는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전달할 수 있는 텔레토피아를 실현하고 있다. ◇여명기(~30년대) 그레험 벨의 전화발명(1876년)을 토대로 20세기 첫 30년동안 정보통신의 기초 기술이 속속 개발됐다. 1901년12월 마르코니는 영국 잉글랜드에서 캐나다 뉴펀들랜드주 센트 존스까지 모르스신호를 통해 무선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무선전신이 최초로 대서양을 횡단한 것. 24년에는 미국사람 나이퀴스트는 전화를 통해 그림을 전송할 수 없을까 연구한 끝에 텔레포토그래피(오늘날의 팩스)를 개발, 시카고에서 맨해튼까지 5×7㎝ 사이즈의 사진을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27년1월 라디오를 이용한 상용 전화서비스가 뉴욕과 런던사이에서 처음으로 시작됐으며 같은해에는 장거리 TV방송이 첫 개시됐다. 전화가 전세계를 대상으로 가능해진 것은 35년 미국 AT&T에 의해서다. ◇성장기(40~70년대) 이 시기의 가장 대표적인 발명품은 47년 존 바덴, 윌리엄 쇼클리, 월터 브라태인 등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트랜지스터. 트랜지스터는 그후 집적회로(IC)의 개발로 이어지며 컴퓨터와 통신의 발달을 가능케 한 현대 전자공학의 기초가 됐다. 유선 전화분야에서는 51년에 DDD(DIRECT DISTANCE DIALING)서비스의 시작으로 대기 시간이 크게 줄어 전화 사용이 한층 편리해졌으며, 54년 태양전지, 58년 레이저 등이 잇따라 선보였다. 60년에는 첫 통신위성(텔스타)이 발사됐다. 통신위성은 대륙간 통화의 비용을 대폭 줄였으며 지구 곳곳에 전화와 방송을 전달할 수 있게 해 주었다. 69년은 오늘날 통신혁명의 총아로 각광 받고 있는 인터넷의 모체가 등장한 중요한 해다. 「알파넷」으로 불린 이 컴퓨터 네트워크는 미국 캘리포니아대(UCLA)와 스탠퍼드대의 컴퓨터를 연결한 것으로 소련의 핵공격에 대비, 주요 정부·군사기관의 컴퓨터를 네트워크로 연결하려는 시도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당시로서는 오늘날과 같이 전 지구촌을 하나로 묶는 엄청난 네트워크로 발전하리라는 것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이 시기에 또 하나의 중요한 사건은 광섬유를 이용한 통신이 선보였다는 점. 광섬유는 기존 케이블에 비해 엄청난 양의 정보를 안전하게 전송할 수 있는 수단이다. 이후 광섬유는 심해의 밑바닥까지 깔려 초소속 정보통신의 동맥 역할을 해내고 있다. ◇성숙기(80년대~) 83년 탄생한 이동전화는 20세기 말 통신혁명을 예고하는 또 하나의 사건이었다. 셀(CELL) 방식의 전파망 구성을 통해 이동중에도 통신이 가능하게 돼 현재 전세계에서 수억명이 이동전화를 이용하고 있다. 더구나 인터넷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이동전화는 인터넷과도 연결돼 말 그대로 개인네트워크(PERSNET)시대를 열어놓았다. 90년대 들어서는 컴퓨터 화상통신이 가능해 졌고(93년), 이미 음성인식기술을 접목해 자동언어 번역기가 일부 언어 대상이긴 하지만 출시되고 있다. 20세기 통신의 종착점은 인터넷. 전세계 약 2억명이 네트워크로 동시에 연결된 인터넷세계는 현실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그것도 물리적 공간을 뛰어 넘어 실시간으로 오가는 또 하나의 세계(사이버세계)가 되었다. 통신의 신 헤르메스가 인간에게 마지막까지 넘겨주기를 꺼렸던「날개」(리얼타임)를 인간 스스로가 만들어 낸셈이다. 백재현기자JHYU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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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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