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CNOOC 인수 철회의 교훈

워싱턴포스트 8월 3일자

유노칼 인수를 시도했던 중국해양석유(CNOOC)가 스스로 물러났다. 중국 기업 하이얼이 메이텍에 대한 인수 제안을 철회한 지 2주 만이다. 이번 사건의 첫번째 교훈은 중국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전지전능한 파워를 갖고 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데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의 주도 세력으로 등장하려는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중국은 체계적인 계획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중국 전략가들 역시 일을 그르치기도 한다. 유노칼 인수전에서 CNOOC의 최고경영자(CEO)는 CNOOC의 경우 중국 정부로부터 완전히 독립돼 있다고 주장했다가 중국 정부의 화를 산적이 있고 이는 결과적으로 미국 의회의 참견을 불러왔다. 중국의 서투른 솜씨는 최근 위안화 추가 절상과 관련된 중국 중앙은행의 혼란스러운 시그널을 통해서도 다시 한번 확인됐다. 중국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막강한 존재가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이 사실 자체를 기뻐해서는 안된다. 중국의 유노칼 인수 시도는 결국 미국 의회의 보호주의 세력들 때문에 좌절된 것이다. 미국 의회가 조사 기간을 연장하면서 CNOOC 인수에 불확실성을 증폭시켰고 이는 결과적으로 유노칼 주주들로 하여금 경쟁업체 셰브런을 선호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의회는 이런 방해를 해서는 안된다. 그러한 행동의 근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번 사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두번째 교훈은 외국인들이 미국의 이익을 위협할 정도로 현명하지 않아도 미국은 스스로 자기 발등을 찍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 의회는 자기네 석유회사를 중국이 통제할 경우 미국 소비자들에게 해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CNOOC의 유노칼 인수를 막았다. 그러나 중국이 유노칼을 실제로 사들여 거기서 나오는 석유를 자기네 나라로 가져간다고 해도 중국의 전체 석유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는 올라가지 않을 것이고 미국 소비자들도 피해를 보지는 않을 것이다. 또 미국 의회는 CNOOC가 중국 정부로부터 저금리의 대출을 받을 것이라는 점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이것은 중국 기업이 미국 주주들에게 더 높은 인수 금액을 제공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고 또 유노칼의 미국 일자리도 유지하게끔 해주는 기능을 한다. 미국 주주들과 근로자들을 보조해주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인 셈이다. 여기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미국인들은 알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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