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철옹성' 일본 IT시장이 뚫린다

보안·소프트웨어·게임 파격적 조건 진출늘어 외제에 대해 지극히 배타적인 일본 정보기술(IT) 시장의 문이 열리고 있다. 우리의 기술수준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일본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보안ㆍ소프트웨어ㆍ게임 등의 분야에서 국내 업체의 일본 진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수출 방식도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기술협력까지 이루어지는 장기 모델이다. 게임 분야에서는 초대형 기업 소니가 파격적인 조건으로 국내 업체를 유혹하고 있다. MS와 휴대용 게임기 시장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소니가 컨텐츠 확보를 위해 온라인 게임에서 한 수 위인 국내 게임 업체들에 손길을 뻗치고 있는 것.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니는 다소 고압적인 자세의 MS와 달리 공동으로 온라인게임을 운영하고 수익을 나눠갖자는 윈윈(Win-Win)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며 "특히 국내 업체들의 노하우를 어떤 식으로든 배우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대표적 보안업체인 안철수연구소는 세콤ㆍ도시바ㆍ빅글로브 등에 백신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시큐어소프트도 컴팩재팬과 통합보안솔루션 공급계약을 체결, 일본행에 합류했으며 실트로닉테크놀로지도 일본의 공영방송사인 NHK, 스캐너 업체인 코닥 등에 보안기술을 제공했다. 소프트웨어 진출도 눈의 띈다. 쌍용정보통신은 최근 일본 후쿠오카시의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후쿠오카시 전체를 대용량 광레이저 통신과 무선랜 등으로 묶어 유ㆍ무선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벤처기업인 코인텍도 자사 기업자원관리(ERP) 소프트웨어를 종합상사인 미츠이물산의 자회사인 미츠이정보개발주식회사에 공급했다. 지난해 ERP 대일수출 1호를 기록했던 삼성SDS는 올해에도 콜센터업체인 트랜스코스모스에 공급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본이 전통적으로 강한 통신 분야에서도 국내 업체들의 활약은 눈부시다. 삼성전자가 최근 일본 2위의 이동통신 사업자인 KDDI에 5년간 최소 20억달러에 이르는 통신장비를 공급키로 한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처럼 현지 유통사를 통한 간접진출이 아니라 제품을 직접 고객사에 제공하며 직접 일본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이 늘고 있다"며 "이는 높은 마진을 보장해주겠지만 앞선 국내 IT 기술이 일본에 여과없이 유출될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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