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유화업계 "한숨 돌리나 했더니…"

中, 올림픽 기간동안 환경오염 막기위해<br>화학업체 가동률 규제로 주문량 크게 줄어<br>바이어도 "가격 더 떨어질수도" 구매보류



“나프타 가격이 내려가면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유화업계의 한 관계자) 최근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석유화학의 기초원료인 나프타 가격도 내려 국내 유화업계가 한숨을 돌리려던 차에 ▦베이징올림픽 기간 동안 환경오염을 줄이려는 중국의 유화산업 가동률 축소 조치 가능성과 ▦나프타 가격 하락 추세를 좀 더 지켜보려는 바이어들의 구매보류로 단기적 수요 감소라는 악재에 직면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바이어들의 합성수지 수요가 최근 확 줄어들었다. 7월에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던 유화제품 가격이 8~9월에 큰 폭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는 바이어들이 구매의사 결정을 늦추고 있다. 실제로 싱가포르 현물시장 기준 나프타 가격은 7월 첫 주 톤당 1,224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넷째 주에는 1,100달러를 기록하며 10%가량 내렸지만 폴리에틸렌(PE)ㆍ폴리프로필렌(PP) 등 합성수지 제품은 7월 내내 가격에 큰 변화가 없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나프타 가격 하락이 시간차를 두고 제품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어느 시점에서 얼마만큼 내려갈지에 대해 사는 쪽과 파는 쪽 모두 숨죽여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국내 유화업계는 나프타 가격이 톤당 1,200달러를 넘나드는 상황에서도 국제시장의 유화제품 수요가 줄지 않아 지난 2ㆍ4분기에 대체로 좋은 실적을 유지했다. 그러나 나프타 가격이 떨어지는 시점에서 ‘수요 감소’라는 뜻밖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유화업계의 한 해외영업 담당자는 “스폿 물량의 경우 주문량이 크게 줄어 영업부서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올림픽으로 인한 중국 화학업계의 가동률 축소도 수요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유화제품의 최대 시장이라 국내 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중국이 대기오염 등을 이유로 베이징올림픽 기간 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에 대해 가동률 규제를 강하게 적용할 것으로 본다”며 “한국은 적어도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는 세일즈 볼륨이 축소될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하반기 주요 유화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경우 나프타 가격 하락에 따른 이익을 전혀 못 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시장전문가는 “단순히 나프타 가격이 떨어진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원재료 가격과 제품 가격의 차이(스프레드)가 중요한 것”이라면서 “제품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 나프타 가격이 치솟던 때보다 유화업종의 마진율이 더 줄어들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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