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 경기침체로 보호무역주의 조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내년에도 세계 각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확대, 수출시장을 개척해나가기로 했다.
이혜민 외교통상부 FTA 교섭대표는 10일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내년 3~4월에 새로 호주ㆍ페루 등과 FTA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외교통상부는 내년 상반기 호주와의 FTA 협상을 개시하면서 동시에 예비검토를 벌여왔던 뉴질랜드와의 FTA 협상도 개시하기로 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아프리카를 제외한 전세계 모든 대륙의 나라들과 FTA를 맺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는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인도와의 FTA는 당초 태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아세안+3 정상회담에서 타결, 양국 정상이 협정문에 가서명할 계획이었으나 태국 정정 불안으로 일단 연기했다. 유럽연합(EU)과의 FTA도 오는 1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확대수석대표회담을 가진 뒤 내년 1월 양측 통상장관회담을 잇따라 개최, 내년 3월까지 협상을 타결할 예정이다. 인도ㆍEU와의 FTA는 각각 이르면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쯤 발효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2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EU는 각국 별로 협정 전부를 비준하는 데 시간이 걸려 상품관세 폐지 및 인하 부분만 조기 발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진척 여부가 여전히 유동적인 상황에서 대외무역이 우리 경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반면 세계 경기침체로 수출 여건이 어렵다”며 “FTA의 특혜관세와 국가 이미지 제고 효과 등을 앞세워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