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자중하는 최철한

제2보(20~41)


백22는 이런 형태에서의 공격 요령이다. 이 수로 참고도1의 백1에 붙여 봉쇄하려 하는 것은 초보자의 감각이다. 흑이 2에서 8까지 실속을 파먹으며 안정하고 나면 백의 외세는 허장성세에 불과하다. 우하귀 방면의 흑진이 타이트하게 지켜져 있는 상황이므로 백의 세력을 써먹을 데가 없는 것이다. 흑25는 최철한류. 실리를 한껏 땡겨 놓고서 미생마 수습에 승부를 거는 이 작전은 지난 날 조훈현이 즐겨 쓰던 것인데 최근에는 이세돌, 최철한, 박영훈이 이 노선을 따르고 있다. 흑31은 제자리에서 수습하겠다는 수. 35로 자중한 것은 현명했다. 참고도2의 흑1로 뻗으면 백은 가차없이 2로 젖혀 패를 감행할 것이다. 백에게는 6이라는 절호의 팻감이 있는데 흑쪽에는 결정적인 팻감이 없다. 백36에 37로 자중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후후후, 독사도 별수없군. 자중하고 또 자중할 수밖에.” 해설자 정대상9단이 이렇게 말했을 때 해설실에 박영훈이 들어섰다. 4주의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박영훈. 병역은 면제되었지만 신분은 일단 공익근무 현역으로 2년을 지내야 한다. “형세가 어때?” 선배인 정대상이 묻자 한참 수순을 확인해 본 박영훈이 말한다. “모르겠는데요. 흑이 나쁘진 않은 것도 같고요. 구리의 공격력이 대단하니까 아직 뭐라고 할 순 없어요.” 한중신인왕전에서 충격적인 참패를 한 박영훈. 말을 아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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