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9일 올해 우리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예상보다 대폭 낮은 3.1%로 하향조정했다. 특히 KDI는 경기하강속도가 완만해지고는 있지만 현재까지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혀 경기회복 시기가 더 더뎌질 수 있을 것임을 내비췄다. 한국은행도 10일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을 3%대 중반으로 낮춰 잡을 예정이다. 국내의 대표적인 싱크탱크가 우리 경제를 이같이 어둡게 진단함에 따라 추경편성과 특소세인하ㆍ근로소득공제 확대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정부의 추가대책과 오는 14일 발표될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10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현재 4.0%인 콜금리목표를 추가 인하할 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DI는 9일 `2003년 2ㆍ4분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우리 경제는 국내총생산(GDP)기준으로 3.1%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KDI가 올초와 지난 4월 각각 예상했던 5.3%와 4.2%에 비해 대폭 낮춰진 것이다.
보고서는 하반기에는 추경예산의 집행과 세계경제회복ㆍ저금리 등에 힘입어 성장률 하락요인이 점차 해소되겠지만 GDP기준 성장률은
▲3분기 3.0%
▲4분기 3.1%에 그칠 것으로 관측했다.
부분별 전망을 보면 설비투자는 4분기에 5.1%로 확대되겠지만 연간 1.0%의 극심한 침체를 보이고 민간소비위축으로 소비 역시 0.9%증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경상수지는 1분기 17억달러 적자에서 2분기에는 23억달러 흑자, 하반기에도 12억달러 흑자가 추가돼 연간으로는 18억달러 흑자를 낼 것으로 추산했다.
KDI는 경기회복이 더뎌지고 있지만 경제정책의 중심을 단기적인 부양책보다는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데 모으고
▲이익집단의 요구에 대한 일관된 대응
▲경제투명성과 유연성을 제고하는 구조조정의 지속
▲적극적인 대외개방 등을 주문했다. 보고서는 “이익집단의 요구에 대해 정부의 대응이 일관되지 못해 경제질서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며 “정책에 대한 불신은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저하시킨다”고 지적했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