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란후 해외시장 개척 재기 성공사람들은 흔히 '위기는 기회'라는 말을 한다. 위기를 통해 자신을 단련하고 그것을 통해 한단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하지만 이를 실천한 사례는 그리 많지않은 것도 사실이다. 기업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천안에서 차로 20분 정도 가다 보면 넓은 논 옆에 제법 규모가 있는 건물을 만날 수 있다. 대우자동차 협력업체중 한 곳인 윤영(대표 김정우)이다.
이 회사는 97년까지만 하더라도 연 매출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하는 잘 나가는 자동차 부품업체였다.
하지만 97년말 이후 국제통화기금 한파와 대우사태 등 악재가 겹치면서 주거래업체였던 대우자동차로부터의 자금지원이 끊기고 매출 역시 급속히 감소하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어야 했다.
실제로 올해만 해도 대우자동차가 GM사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정리채권 문제와 재고처리를 둘러싼 협력업체의 반발과 납품 거부로 매출과 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공장가동률이 40%가 채 안돼 돌아가는 기계보다 서 있는 기계가 더 많았다.
그나마 신용보증기금에서 보증 받은 41억원으로 큰 자금상의 위험 없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이 회사가 돌파구로 삼은 것은 바로 거래선 다변화를 위한 해외시장 개척이었다. 해외로의 전환은 2000년 미국에 시트 시스템을 독자 수출하기 시작하고 2001년에는 JCI로부터 무결점 인증을 획득하면서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지금은 월 15억~20억원 이상을 미국과 멕시코 등 북미지역에 수출하면서 확실한 매출 기반을 다진 상태다.
또 최근에는 미국의 J&A, 디어, 호주의 에어인터내셔날 등 해외업체와의 수출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매출비중이 20%에 불과했던 수출비중은 올해말에는 40%까지 껑충 뛸 전망이다.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지 않았으면 회사가 어떻게 됐을지 상상만 해도 아찔합니다. 지금은 오히려 회사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위기가 기회로 바뀐 것이죠" 김정우 사장의 회상이다.
이러한 인식은 회사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제3공장 3층 대강당에 걸려있는 '필달! 해외시장 개척'이라는 커다란 플랭카드는 이 회사가 얼마나 수출에 열정적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연구개발에 대한 집념은 이러한 성과를 배가 시켰다. IMF 이전 이 회사의 연구인력은 20명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매출액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40명으로 두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대우자동차의 연구인력을 흡수, 자체 설계능력을 키운 것은 이 회사의 잠재력을 풍부하게 하는 밑거름이 됐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설계능력을 보유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은 빼놓을 수 없는 과제입니다"김 사장의 말속에 어떻게 이 회사가 역경을 견뎌낼 수 있었는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송영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