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형사업으로본 96/PCS관련 LG “최고의 해”(96재계결산)

◎장비·주파수부문 한솔·아남도 미소/현대는 민자발전·일관제철 희비갈려/공기업 민영화·고속철등 차질 실망도96년은 대형사업이 재계를 용광로 처럼 달군 한 해였다. 이 경쟁에서 가장 알찬 소득을 거둔 곳은 단연 LG그룹. LG는 지난 6월 개인휴대통신(PCS·Personal Communication System) 사업자로 선정된데 이어 7월에는 민자발전 사업을 따내 대형사업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올해는 「PCS의 해」였다. LG를 비롯해 삼성과 현대, 대우 등 굴지의 재벌들이 한판승부를 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면서 기업들의 뜨거운 경쟁을 불러일으킨 PCS사업은 기간통신업체인 한국통신에 한자리가 배정되고 장비제조업체군과 비장비제조업체군에서 각각 1개의 사업자를 뽑았다. 이경쟁에서 장비업체군에서는 삼성과 현대가 전격제휴, 에버넷이란 회사를 만들어 사업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심사과정에서 LG의 사전내락설의 유포 등 그룹간 감정싸움도 심했다. 비장비업체군에서는 한솔이 효성과 금호가 주축이 된 글로텔, 1만4천2백95개의 중소업체들이 참여한 그린텔을 따돌렸다. 주파수공용통신(TRS)분야에서는 동부·기아·아남등이 경쟁을 벌여 아남이 이겼다. 현대그룹은 민자발전 사업을 어부지리로 따냈다. 현대는 지난 7월 입찰결과 LG와 동한에너지(동아-한국중공업)에 밀려 3위를 기록, 2개 기업을 뽑는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했으나 동한에너지의 발전소 건설예정부지(김포매립지)가 부적정 시비에 휘말려 자격이 취소되자 차점자로 사업을 승계했다. 현대는 그러나 「꿈에 그리던」 일관제철사업 진출에는 실패, 다음 기회를 노릴 수 밖에 없게 됐다. 현대는 용광로방식의 제철소를 지어 포철의 아성에 도전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정부의 반대로 좌절을 맛보았다. 하지만 현대는 정부가 반대이유로 내세운 ▲공급과잉 ▲경쟁력확보의 어려움 ▲고로보다 신공법이 세계적 추세라는 주장에 강한 반론을 제기하는 한편 지자체도 유치의사를 고수, 이를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 특히 현대는 고로는 안된다는 정부주장에 대해 『양질의 고급재생산을 위해서는 고로방식이 최선이다』고 주장, 공방의 불씨는 아직 꺼지지않고 있다. 에너지사업부문 진출경쟁도 활기를 띄었다. 민자발전 분야에서는 포항제철이 석탄복합화력 발전사업자로, LG와 현대가 LNG복합화력 사업자로 선정됐다. 한보는 시베리아 이르쿠츠크 가스전 소유기업인 러시아석유사의 지분을 전격 인수해 재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한보의 경우 가스전 개발사업에 진출하면서 기득권을 갖고 있던 고합 등 7개사 컨소시엄과 마찰을 빚기도 했으나 『오는 2002년 이후 가스공사의 독점 수입권이 철폐되면 가스사업을 바탕으로 재계서열 5위까지 오를 수 있다』(그룹 관계자)는 판단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척당 2천억원씩 총 1조2천억원에 이르는 가스공사의 LNG수송선 5호∼10호선 입찰에서는 ▲현대상선-현대중공업(2척) ▲유공해운-삼성, 대우중공업(각 1척씩) ▲대한해운-대우중공업 1척 ▲한진해운-한진중공업(1척) 등이 각각 선정됐다. 그러나 당초 올해중 진척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한국중공업을 비롯한 공기업민영화와 고속전철 건설계획등이 차질을 빚으면서 기업들을 실망시키기도 했다. 재계는 내년에는 대형사업에 대한 경쟁이 한풀 꺽일 것으로 보고 있다. 『97년은 정치의 해다. 사업구상만 할 뿐 거대사업 추진은 생각치 않고 있다』는 것이다.<한상복·백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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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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