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높은 편이지만 고용률 증가폭은 하위권에 머무는 등 ‘고용 없는 성장’이 심화되고 있다.
8일 기획재정부와 OECD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5%로 OECD 29개 회원국(그리스 제외) 가운데 상위 5위권에 포함됐다. 지난해 성장률 상위국은 10.4%를 기록한 슬로바키아에 이어 폴란드(6.7%), 체코(6.6%), 아일랜드(5.3%), 한국 등의 순이다.
하지만 2006년부터 2007년의 고용률 증가폭에서는 우리나라가 대다수 회원국은 물론 OECD 평균에도 한참 못 미쳤다. 우리나라의 고용률은 2006년 63.8%에서 지난해 63.9%로 정체상태를 보여 5%의 경제성장이 일자리 창출 효과는 거의 일으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슬로바키아 고용률이 전년 59.4%에서 60.7%로 1.3%포인트 상승한 것을 비롯해 폴란드는 2.5%포인트(54.5%→57%), 체코 0.8%포인트(65.3%→66.1%), 아일랜드 0.8%포인트(68.2%→69%) 등 성장률 상위 국가들의 고용률 상승폭은 하나같이 우리나라보다 컸다. 또 경제성장률이 2.5%에 그친 독일의 경우 고용률은 전년 대비 1.7%포인트 높아지는 등 우리나라보다 성장률이 낮은 대다수 선진국들도 높은 일자리 창출 효과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룩셈부르크(-0.6%포인트), 미국ㆍ영국(-0.2%포인트), 포르투갈ㆍ터키(-0.1%포인트) 등 일부 국가만 같은 기간 동안 고용률이 낮아졌다. OECD 회원국의 평균 고용률도 전년 대비 0.4%포인트(66.2%→66.6%) 상승했다.
우리나라의 ‘고용 없는 성장’ 현상은 올 들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 우리 경제가 전년 동기비 5.3%의 성장세를 기록한 반면 고용률은 2007년 상반기 59.6%에서 59.4%로 오히려 0.2%포인트 하락했다. 신규 취업자 수도 갈수록 줄어 지난해 12월 26만8,000명에서 올 6월 14만7,000명까지 급감했고 3월 이후로 한 번도 20만명을 넘지 못하고 있다. 본래 우리나라의 경우 5% 성장은 30만명 안팎의 고용창출 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분석됐으나 고용 없는 성장이 심화되면서 이 같은 공식이 깨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생산 1단위당 고용유발 효과를 나타내는 고융유발지수도 수년째 하락세를 타고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제조업의 고용유발계수 증감률은 2001년 -0.8%, 2003년 -6.1%, 2005년 -6.9%, 2007년 -7.5%, 올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비 -9.5%까지 떨어졌다. 서비스업에서도 2004년 3.7%의 플러스 증가율을 기록한 후로는 2005년 -0.6%, 2006년 -2.8%, 2007년 -3.7%, 올 상반기 -3.7%로 점차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
윤상하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고용유발지수 하락은 생산성 제고와 고부가가치화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시장이 커지는 만큼 산업이 고용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고용흡수력이 높은 연구개발(R&D) 분야나 서비스 부문을 키워 우리 경제의 고용창출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