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선물의 시카고선물거래소(CME) 상장으로 원화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질까.’
외환자유화의 일환으로 재정경제부가 하반기 중 원ㆍ달러 통화선물 CME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상장 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ME는 유로ㆍ일본ㆍ캐나다ㆍ영국ㆍ호주 등 선진국은 물론 멕시코ㆍ남아공ㆍ러시아 등 17개 통화선물 상품이 거래되는 대표적인 해외 선물거래소다.
이와 관련, 퓨핀더 질(Phupinder Gill) CME 사장은 24일 재경부와 한국은행ㆍ부산선물거래소 등을 연쇄 방문, 상장 절차를 비롯한 각종 준비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동안 CME 측은 “멕시코 페소화가 상장을 계기로 유동성이 확대되고 멕시코 투자에 대한 위험관리 수단도 확보돼 투자자의 신뢰가 제고됐다”며 상장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를 강조해왔다.
최희남 재경부 외화자금과장은 “CME 상장시 한국과 거래가 있는 외국 기업들이 손쉽게 헤지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특히 부산선물거래소 영업이 끝난 뒤에도 거래를 계속할 수 있어 상호보완적 관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ME가 역외선물환시장(NDF)보다 정형화돼 있어 헤지 목적의 거래가 CME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다.
반면 시장 관계자들은 원ㆍ달러 선물의 CME 상장이 NDF 거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NDF에서 원화 거래량이 하루 30억달러를 웃돌 정도로 유동성이 풍부한 반면 CME는 초기 유동성이 부족해 헤지 거래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NDF에서는 거래금액을 수시로 바꿀 수 있는 반면 CME의 경우 3ㆍ6개월 등으로 기간이 정형화돼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NDF에서 거래 중인 투자은행(IB)들은 아직 CME 상장에 별 관심을 안 보이고 있다”며 “다만 원ㆍ달러 선물이 24시간 거래될 경우 국내 외환시장 거래 공백에 따른 충격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경부는 CME에 상장될 원ㆍ달러 선물결제 방식을 우선 차액결제 방식으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원화결제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할 방침이다. CME 측도 이르면 오는 9~10월 중 원ㆍ달러 선물을 상장한다는 목표 아래 이번 방한 기간 중 마켓메이커 역할을 할 외국계 은행 2곳과 국내 은행 1곳을 선정하는 등 각종 실무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