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방통위 구성 갈등 증폭되나

방송과 통신의 정책ㆍ규제를 담당할 방송통신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안팎으로 시끄럽다. 소속을 어디로 할 것인지와 방통위원 선임방식을 두고 논란을 빚더니 최근에는 방송위원회 직원의 공무원 전환시 2급씩 하향 조정방침이 알려지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파업을 벌였던 방송위 노조는 14일에도 ▦방통위의 무소속 합의제 행정기관화 ▦독자적인 예산 편성을 위한 자율성 보장 ▦방통위 위원 전원 국회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 등 방통위 기구설립 원칙을 제시했다. 방통위 구성을 둘러싼 갈등은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문제는 한나라당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내놓은 방통위 설립방안을 보면 이명박 정부가 방송을 장악하려는 의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실 방통위의 소속은 부차적인 문제다. 독립기관이던 방송위원회 시절에도 방송위는 정부의 입김에 휘둘려왔다. 중요한 것은 방통위원이다. 방통위원을 어떻게 선임, 구성하고 독립성을 보장하느냐가 핵심이다. 하지만 지금 한나라당과 인수위의 안은 5명의 방통위원 가운데 최대 4명까지 정부ㆍ여당인사 임명이 가능하다. 방송과 통신 업무를 담당할 방통위의 업무 처리 효율성을 생각하더라도 이 같은 조치는 방송의 공공성과 공영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높다. 방통위원의 절대 다수가 정부ㆍ여당 인사라면 방송 정책은 정부 입맛대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언론통제 시대로의 회기인 셈이다. 이러한 우려는 방통위 직원 구성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방송위 사무처 직원을 일괄적으로 2급씩 낮출 경우 방송위 직원들은 방통위에서 하위직급에 주로 배치된다. 이 경우 통신을 담당했던 이들이 방송정책을 맡게 된다. 방송과 통신의 직제에 따른 정식 인원 구성을 1대1로 맞춘다고는 하지만 얼마나 지켜질지 미지수다. 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은 먼나라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공공의 재산인 전파를 이용하는 방송은 그 영향력이 막강하다. 때문에 방송이 특정 정당이나 정부의 의도대로 활용되는 것은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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