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명품을 잡아라'한국이 세계적인 '진짜 같은 가짜명품'의 본고장으로 알려지면서 외국 명품 회사들이 단속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이들 회사들은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한국의 가짜명품이 세계적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해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국내 대형법률사무소(로펌)에 의뢰해 가짜 단속에 나서는 회사들이 있는가 하면 국내 외국인기업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한국외국인기업협회가 나서 올 9~10월께부터 단속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가짜 명품의 메카
동대문, 남대문, 이태원 등 상가는 물론 길거리 가판에서까지 가짜명품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명품 브랜드에 관심이 없는 소비자들도 자신도 모르게 가짜 상품인 루이비통 등을 가지고 다닌다.
또한 명품 모조기술도 세계 최고임을 자랑한다. 회사원 김미영(29)씨는 "이태원에서 프라다 모조가방을 구입했는데 진품과 같은 애프터서비스 코드까지 들어 있었다"며 "손잡이 부분이 망가져 시험 삼아 프라다측에 애프터서비스를 요청했더니 완벽하게 고쳐줬다"고 우리의 모조품 기술에 대해 감탄했다.
가짜 명품 판매는 불법인 만큼 정확한 시장규모를 추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동대문, 이태원 상인들이 말하는 가짜 상품의 하루 매출은 2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명품회사들 "이대로 있을 순 없다"
명품 업체들은 갈수록 위세를 떨치는 가짜 상품을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한국을 이대로 두면 모조 상품들이 세계적으로 퍼져나가지 않겠냐는 우려다.
이에 따라 루이비통ㆍ프라다ㆍ페라가모 등 명품 업체들은 국내 로펌에 의뢰해 가짜 상품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 업체와 로펌은 동대문, 이태원, 이대 앞 등 가짜 상품이 대규모로 유통되는 곳을 경찰 등과 함께 기습 단속을 하기도 하고, 명품을 판다고 선전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물건을 주문해 진품 여부를 확인하기도 한다.
10여개 명품 업체의 지적소유권 대리 로펌인 '리 인터내셔날'의 경우 지난해 수백건의 단속실적을 올렸으며, 공장이나 창고 등 대단위 단속건수도 200건에 달했다.
◇외국인기업협회도 단속 추진
가짜 명품의 제조, 유통 과정이 비밀스럽게 진행될 뿐만 아니라 판매도 워낙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업체별로 가짜 명품에 대응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이에 800여개의 주한 외국기업이 회원사로 가입해 있는 한국외국인기업협회에서는 가짜 명품에 효과적으로 단속하기 위해 '외국인기업 지적재산권 보호센터'를 발족 운영하기로 했다.
외국인기업협회 관계자는 "현재 외국기업들을 대상으로 가짜명품 피해사례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경찰과 관세청ㆍ특허청ㆍ소프트웨어진흥원 등과 협조해 9~10월께부터 전담 단속반을 만들어 적극적인 가짜명품 색출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석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