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노수의 '정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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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스와 불멸의 색채화가들’ 전시에 또 다른 볼거리가 생겼다. ‘마티스와 불멸의 색채화가들’ 전시를 본 관람객들은 서울시립미술관 1층에서 지난 28일 개막한 원로 한국 화가인 남정(藍丁) 박노수(朴魯壽ㆍ78) 화백의 개인전을 무료로 볼 수 있다.
‘노 저어 홀로 가듯이’라는 타이틀의 이 전시는 최근 수년 건강이 악화된 것을 알려진 박 화백이 지난해 11월 서울시립미술관에 작품 52점을 기증했고 미술관측이 소장 작품 3점을 더해 만들어진 개인전.
박 화백이 단체전이 아닌 개인전 형식으로 작품을 소개하는 것은 지난 2000년 가나아트센터에서 회고전을 가진 후 5년만의 일이다. 2000년의 회고전도 1987년 현대화랑에서 개인전을 한 후 13년만의 전시였을 정도로 개인전은 드문 작가다.
박 화백은 자신의 작업을 좀더 많은 시민들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지론에 따라 1960년대 작품부터 2000년 전후의 근작까지 자신의 작업세계를 유감없이 보여줄 수 있는 대작 중심으로 작품들을 전격 기증했다.
작가는 날카로운 초서풍의 운필과 여백의 미를 살린 구도로 '북화적인 준열함과 남화적인 색채의 정서를 절충해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대범한 대각선 구도와 화면 밖으로 걸쳐 있는 사물들의 생략된 위치, 선명하고 투명한 청색조로 표현한 현대적인 추상성도 독보적이다.
1927년 충남 연기군에서 태어난 작가는 해방과 함께 청전(靑田) 이상범(李象範) 문하에서 그림 공부를 시작, 1946년 서울대 예술대학 미술학부에 입학했다.
1955년에는 제4회 국전에 '선소운'을 출품, 동양화로는 최초로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1980년 국전이 끝날 때까지 한번도 거르지 않고 출품하는 기록을 남겼다. 이화여대, 서울대 교수로 후진을 양성했고 국전 추천작가,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했으며 1983년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이 됐다.
전시회에서는 젊은 애니메이션 감독 우창환씨가 작가의 작품에 나오는 산과 강, 인물 등을 소재로 2분짜리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전시장에서 상영한다. 내년 2월19일까지 전시가 계속된다.
(02)2124-8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