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카드사 IR 담당자의 고민

신용카드사 IR 담당자들은 요즘 통 일할 맛이 안 난다고 말한다. 지난 23일 정부가 강력한 규제책을 발표한 이래 카드사 주가가 연일 출렁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정부대책 발표 전까지만 해도 강력하게 매수를 추천했던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최근 업종 전반은 물론 개별회사의 투자등급을 하향시키는 등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기업가치보다는 온통 자신들이 어찌 해볼 수 없는 외부적인 요인에 쏠려 있다는 점에 더 당혹하고 있다. 최근 카드사 IR부서로 걸려오는 문의전화 내용 중 대부분은 기업의 펀더멘털이나 경영성과 등 주식투자의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 정부가 추가로 어떤 규제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느냐에 집중돼 있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카드종합대책은 영업의 원칙을 제시하고 경쟁의 틀을 마련하는 간접적인 방식이 아니라 카드사의 영업전략을 직접 규제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정부는 카드 방문모집까지 금지할 정도로 영업활동을 제한하고 현금서비스 수수료율 상한선을 19.9%라고 못박았다. 여기에다 1년반 안에 현금서비스 비중을 현재 전체 취급액의 58% 선에서 50% 이하로 떨어뜨려야 한다. 카드를 신청하면 제공하는 경품도 연회비 이내로 제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완전히 제공할 수 없도록 변했다. 이들 사안 모두 카드사의 경영여건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IR담당자들의 고민은 이런 규제안이 미치는 장기적인 경영여건 변화를 설명하는 게 아니라 '정부규제가 어느 선까지 확대될 것 같나'는 예측 불가능한 사안을 얘기해야 하는 데 있다. 주가는 통상 6개월 후의 기업가치를 반영한다고 한다. 그만큼 투자자들에게는 기업의 미래상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카드사들에 대한 직접규제를 마구 쏟아내면서 카드사 투자자들은 앞날을 내다볼 수 없는 '투기성 게임'을 할 수밖에 없고, IR 실무책임자는 일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호정<생활산업부>기자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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