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12월 10일] 제주관광, 빛 좋은 개살구 안 되려면

“지금은 제주관광이 비수기인 걸 감안하면 관광객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값싼 패키지관광객이 대부분이라 고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지지 않아 수입은 예년만도 못한 게 현실입니다.” (제주 숙박 업계의 한 관계자) 최근 몇 년 전까지도 관광객 급감으로 몸살을 앓던 제주도가 최근 국내 여행객 증가로 재도약을 하고 있다. 한 인터넷 여행업체에 따르면 올해 제주도여행 패키지상품의 지난 11월 매출은 전년 대비 141% 증가했고 제주도 항공권은 전년 대비 21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문제는 이 같은 제주관광 호조에도 불구하고 관광객 증가가 관련 업계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26일 제주특별자치도가 분석한 관광동향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543만명으로 전년보다 2.2% 늘었지만 관광숙박업 등 관련 업계 수익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역시 수익성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제주관광객 증가가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이 꼽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수요 대비 공급과잉으로 여름철 성수기를 제외한 호텔ㆍ펜션 등 숙박업체들의 공실률 문제, 그리고 여행사들이 판매하는 저가 패키지상품 위주로 시장이 편성돼 있다는 점 등이다. 환율 급등, 고율의 유류할증료 등으로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 여행)시장이 악화되면서 국내 여행, 특히 제주관광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반사이익을 장기적인 관광수요 증가로 이어가려는 시도는 보이지 않는다. 제주가 관광객 수와 수익성을 동시에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은 신혼여행ㆍ골프여행 등 고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 고부가가치 관광시장을 활성화하고 다양한 상품 개발에 나서는 것이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제주관광의 현주소는 저가 패키지 위주의 박리다매 마케팅뿐이다. 1980~1990년대까지만 해도 제주도는 신혼여행지로 각광 받았고 최근에는 고환율 등으로 동남아로 향하던 골프여행객들이 국내로 선회함에 따라 제주에서의 고급 여행을 선호하는 수요는 분명 존재한다. 인트라바운드(내외국인의 국내 관광)시장 활성화로 다시 찾아온 기회에 제주도가 ‘빛 좋은 개살구’로 남지 않기 위해서는 신혼여행ㆍ골프여행 등 넓은 범위의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관광상품을 만들어내야 한다. supia927@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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