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음악 시장에 다시 한번 ‘공짜’ 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전자ㆍ노키아ㆍ소니에릭슨 등 단말기 업체들은 휴대폰을 구입하면 음악을 공짜로 들을 수 있는 ‘프리 뮤직’폰을 도입했거나 계획중이다. 아이밈(Imeem)ㆍMOG와 같은 인맥서비스 사이트나 유니버설뮤직 등 음반업계도 공짜 마케팅에 돌입하면서 넵스터와 소리바다에 뒤이은 ‘포스트 프리 뮤직(Post- Free Music)’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 삼성전자ㆍ노키아 등 "휴대폰 사면 음악이 공짜"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7일 SK텔레콤을 통해 음악을 무료로 제공하는 ‘멜론폰(모델명 SCH W-390M)’을 선보였다. 멜론폰의 특징은 휴대폰 구입자들이 월정액(4,500원)을 내지 않아도 SKT의 음악포털인 멜론 음악을 공짜로 듣고 다운로드할 수 있다는 점. 지금까지 휴대폰에서 음악을 듣거나 다운로드 하기 위해서는 한 곡당 가격을 지불하거나 정액제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 하지만 멜론폰에는 이러한 제한이 없다. 단, 휴대폰 가격이 동일한 성능의 기종보다 2만5,000원 비싸다. ‘멜론폰’ 한대가 팔릴 때마다 삼성전자가 SKT에 그만큼의 대가를 제공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노키아 휴대폰 구입자도 내년부터 음악을 공짜로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노키아는 지난 5일 ‘투자자의 날’ 컨퍼런스에서 내년부터 휴대폰 구매자들에게 1년간 무제한 무료로 유니버설뮤직이 보유한 음악을 다운 받거나 들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번 다운로드 받은 음악은 1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고 휴대폰 소유자가 즐길 수 있다. 내년 새로운 음악 서비스 ‘플레이 나우(Play-Now)’를 준비중인 소니 에릭슨도 단말기 구매자에게 음악을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SNS업계도 음반사와 손잡고 '우리도 무료' 휴대폰 업체들만 공짜 서비스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인맥서비스(SNS) 사이트인 아이밈은 최근 유니버설뮤직과 디지털 음악 공급계약을 맺고 가입자들이 광고를 들으면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음악다운로드업체인 스파이럴프로그도 최근 광고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다시 시작했고 음악 블로거 네트워크 업체인 MOG는 랩소디 아메리카와 손잡고 회원들에게 광고를 보는 조건 하에 매월 25곡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처럼 ‘프리 뮤직’ 시장이 다시 뜨고 있는 것은 불법 복제 방지가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데다 휴대폰 업계들이 모바일 서비스의 주도권 장악을 위해 경쟁적으로 무료 서비스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모바일 또는 인터넷 광고시장이 확대되면서 이를 노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공짜 음악’이 등장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음반업계를 중심으로 무료 음악서비스에 대한 반발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모바일ㆍ인터넷 광고 시장이 성장하면 음악 서비스 뿐만 아니라 음성통화시장도 결국 무료로 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