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회사 규제풀어 글로벌化 나서야"

日서만난 호리에前 제일은행장<br>中·印등과 경쟁서 승리위해<br>은행에 '자율성 부여' 필요<br>한국 소비자금융 성장성높다


“한국 정부가 동북아시아 금융허브를 추진하지만 중국이나 인도ㆍ베트남 등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금융회사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규제완화가 꼭 필요합니다. 또 건전한 금융시장을 만들기 위한 금융교육에 정부 등이 적극 나서야 합니다.”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2001년 1월 제일은행장에 취임, 국내 첫 외국인 은행장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한 윌프레드 호리에씨는 오랜만에 기자들과 만나 약간 들뜬 듯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일본 대부업체인 아에루(AEL Corp.)사 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일본소비자금융협회가 한국소비자금융협회를 초청한 자리에 참석하기도 했으며 한국기자들을 도쿄 도심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 초대, 인터뷰에 응했다. 호리에 대표는 소비자 금융과 인연을 맺은 지가 오래됐다고 소개했다. 대학 졸업 후 씨티그룹 계열의 ‘어소시에이츠 퍼스트 캐피털’이라는 회사에 입사해 소매금융과 국제금융업무를 맡아 수석 부사장까지 지내다가 제일은행장으로 취임했다. 론스타가 2003년 11월 부도난 아에루를 인수한 후 호리에 대표를 영입했다. 아에루 회사의 대출잔액은 약 1,300억엔으로 업계 12위권 정도 규모. 국내에 진출했던 대부업체 A&O크레디트의 최대주주였다. 호리에 대표는 한국 소비자금융시장의 상황이 일본과는 다르지만 성장 가능성은 높다고 봤다. “일본은 과거 30년 동안 은행이 개인 대출을 취급하지 않아 소비자금융이 커졌다”며 “한국은 국민은행처럼 개인대출에 적극적인 은행이 있다는 점에서는 다르지만 은행과 소비자금융의 고객이 다르기 때문에 시장은 충분히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그룹ㆍSCB제일은행 외에도 소비자금융에 진출하는 시중은행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마다 다른 모델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모든 은행이 이 시장에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시장이 매력적인 만큼 지금보다 더 많은 은행이 소비자금융 시장에 진출하고 비은행 업무를 확대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국 은행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노력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해외지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것 등은 아쉬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신한이 조흥을, 국민이 외환을 인수하는 등 M&A를 통한 대형화와 국제 경쟁력 강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하지만 몇십년 동안 해외지점을 운영하면서 제대로 된 현지 전문가를 키우거나 현지 시장을 공략하지 못한 것은 문제”라고 진단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