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야누스의 얼굴' 코스닥 테마주

코스닥시장에서 요즘 나노ㆍ바이오 등 테마주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지난해 말 나노테마를 일으키며 17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 시총 1조원을 넘었던 플래닛82가 대표적이다. 이 종목은 최근 12거래일 새 무려 150%나 폭등했다. 바이로메드 등 바이오주들도 황우석 쇼크에서 벗어나며 최근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나노ㆍ바이오주 테마의 부활은 로봇 등 다른 테마주도 들썩거리게 할 확률이 높다. 테마주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은 코스닥시장에서 최근 한달 이상 조정장이 전개되면서 투기적인 순환매가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작전세력이 활개를 치고 일반투자자들의 대박심리가 겹친 것도 테마주의 기승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코스닥 테마주들의 무분별한 난립은 반드시 ‘값비싼 대가’를 수반할 가능성이 커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바이오와 엔터테인먼트라는 양대 테마를 중심으로 테마주가 가장 기승을 부렸던 지난해 말에 비해 대부분의 테마주들은 현재 주가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대박의 환상을 품고 불나방처럼 테마주에 달려들었다가 값비싼 수업료를 내야 했다. 물론 투자자 입장에서는 테마주의 흐름에 잘 편승하면 단기간에 상당한 수익을 낼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나노ㆍ바이오ㆍ로봇 등의 산업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고 미래 성장성이 큰 것 또한 사실이다. 코스닥시장 차원에서도 테마주가 활기를 띠면 시장이 활성화되는 효과가 나타나는 점을 감안하면 테마주를 무조건 백안시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테마주들이 기승을 부리면 궁극적으로 코스닥시장은 단타세력의 온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테마주는 코스닥시장에 힘을 불어넣기도 하지만 동시에 신뢰를 떨어뜨리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더욱이 테마주들 중 적지않은 업체들이 다음달 금융감독원의 규제책 시행 전에 우회상장(신규상장 기준에 미달하는 장외기업들이 부실 상장사를 통해 뒷문 입성)에 적극 나서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스닥시장에서 언제쯤이면 펀더멘털에 기초한 가치투자 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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