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모처럼 이틀 연속 올랐다. 지난주 급락 충격을 딛고 조심스럽게 반등을 살피는 모습이다. 하지만 국제유가와 미국의 금융불안이라는 커다란 변동성에 갇힌 만큼 추가 하락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하다. 증권가에서는 “바닥권을 확인한 후 투자에 나서라”는 목소리와 “이미 반등국면으로 저가매수하라”는 주장이 혼재돼 있다. 하지만 외국인이 연일 순매도 행진에도 불구하고 순매수하는 종목이나 기관이 매집에 나서는 금융주와 정보기술(IT)ㆍ내수주 등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라는 지적이 많다. ◇“보수적 접근” 대 “저가 매수 시점”=코스피지수는 16일 전날에 비해 13.47포인트 오르며 1,760.82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이달 들어 처음으로 2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하지만 이날 개인이 7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선 반면 외국인은 6거래일 연속 순매도로 맞서며 수급 흐름상으로는 기존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아직까지 향후 장세에 대한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면서 지수의 흐름이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이처럼 증시의 단기 반등 가능성이 약화되면서 증시 전문가들 역시 추가적인 바닥 확인론과 저가 매수론을 놓고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성진경 대신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원화로 환산한 원유가격이 아직까지 상승세라서 지지선을 확인하는 보수적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김주성 대우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와 달러 약세가 진정되면 주식시장의 하방경직성은 한층 높아질 것”이라며 “주식 비중을 줄이기보다 저가 매수 시점을 탐색하는 시장 대응이 바람직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외인ㆍ기관, 조정장서 금융ㆍITㆍ내수주 매집=외국인은 이날로 지난 9일 이래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단 이틀을 제외하고는 ‘팔자’에 치중한 것이다. 하지만 집중매도 속에서도 전력과 조선 및 금융주에 대해서는 ‘사자’에 나섰다. 이달 들어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 보면 한국전력ㆍ우리금융ㆍ삼성중공업순으로 나타났다. 개인들이 6월 누적 순매수에서 사실상 삼성전자ㆍLG디스플레이ㆍLG전자 등 IT에 ‘몰빵’하고 있는 모습과는 대조를 이룬다.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감소하면서 영향력이 축소된 기관들의 경우 주로 금융(은행ㆍ보험)과 ITㆍ내수주를 분산 매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관이 이달 들어 순매수한 종목을 보면 국민은행ㆍ하나금융지주ㆍ삼성SDI 등이 1~3위를 차지했다. IT주로는 여전히 삼성전자와 삼성SDIㆍ하이닉스 등을 선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내수주들도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다. 기관이 이달 들어 아모레퍼시픽을 줄곧 순매수했고 외국인들은 KT&G를 순매수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하강과 환율약세의 최대 피해주인 내수주는 주가가 이미 큰 폭으로 하락했고 3ㆍ4분기 중반부터는 실적 턴어라운드 등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된다”며 “점진적으로 비중확대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권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