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DR통한 BIS비율 제고 “비상”/장은 해외DR발행 실패 파장

◎해외기관 “성장성 없다” 냉담/환율 불안·증시침체 등도 원인/국내증자 우선 실시·자산축소 노력 등 “대전환” 절실장기신용은행의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발행 취소가 금융계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해외 DR이란 국내 주식을 해외에서 발행하는 것의 일종으로 그동안 국내은행들은 DR발행을 요구해 왔으나 재경원은 국내 통화관리의 어려움을 내세워 이를 제한해 왔다. 그러나 지난 9월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중소기업대출재원확보와 국내은행들의 BIS비율 제고대책의 일환으로 장기신용, 조흥, 국민은행 등 7개은행을 선정해 해외DR발행과 이를 원화로 전환할 수 있도록 승인, DR발행 조건을 대폭 완화했다. 해외DR는 국내은행들이 값싼 해외자금확보와 자본금확충수단이라는 점에서 앞다퉈 발행을 신청해왔고 이에따라 DR발행허가는 일종의 특혜가 되어왔다. 국내 금융관계자들은 『국내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던 장기신용은행이 해외에서 DR발행을 못할 정도의 저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개별은행의 사정도 있지만 국내 금융산업의 현주소를 말해 주는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금년중 DR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하나, 조흥, 보람은행 중 한 은행정도는 장신처럼 DR발행을 연기하는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내 정책당국과 시중은행들의 무분별한 해외 DR발행 행태에 대해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마치 정부가 DR발행 인가를 특혜인양 인식하고 있으나 이번 장신의 DR발행 실패는 국내 금융산업의 현주소와 함께 정책당국의 안이한 자세를 숨김없이 드러낸 사례』라며 국내은행의 자본조달 방식 자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신은, 왜 실패했나=우선 특수은행으로서 장기신용은행의 장래 성장성에 대해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저평가한 것이 근본원인이 됐다. 해외 DR발행 경험이 있는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가장 중요한 투자포인트로 보는 점은 금융자율화 진전과 금융산업 개방에 따른 장래의 성장성과 안정성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즉 소매금융과 중소기업금융 등 안정적인 영업방식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해외기관투자가들은 장기신용은행의 경우 금융채로 자금을 조달하고 장기 시설대 등으로 운용하는 영업방식이 개방에 의해 급속히 경쟁력을 잃을 것으로 전망했다. 즉 현재 산업은행, 장기신용은행 등에서 독점하고 있는 금융채 발행이 전 시중은행으로 확산될 경우 조달측면에서 장신 고유의 메리트가 없어지는 것은 물론 운용에서도 개방에 따라 장기시설대 시장에 경쟁이 도입, 장신의 경쟁력이 급속히 떨어질 것으로 분석한 것이다. DR발행 시점 역시 좋지 않았다는 평가이다. 환율문제도 원화가치가 떨어지고 있어 해외 투자가들의 투자메리트에 악영향을 미쳤고 국내 주식시장의 침체 또한 악재였다. ◆대책=국내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책당국의 안이한 자세에 대한 책임추궁과 동시에 국내 시중은행들의 자산건전성 확보를 위한 방법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마치 DR발행 인가를 특혜처럼 인식하고 있는 재정경제원의 인식재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BIS(위험가중자산대비 자기자본)비율 제고 등 자산건전화를 위한 방법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의 주식이 저평가돼 있고 자본금규모, 생산성 등 내부역량 또한 갖춰지지 않은 시점에 해외 DR를 발행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시장압박 등의 문제점이 있지만 국내증자를 통한 자체역량 강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보다 적극적으로는 자산축소 등 은행의 경영방식에 있어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안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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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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