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스크린] '이끼' 돌풍의 3가지 이유

‘1,000만 감독’이 다시 시동을 걸었다. 강우석 감독의 신작 <이끼>(제작 시네마서비스)가 무서운 기세로 스크린을 점령하고 있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끼>는 개봉 나흘 만에 누적 86만 3,046명을 기록했다. 19일까지 100만 관객 달성이 무난하다. 올해 개봉된 한국 영화 중 가장 빠른 흥행 속도다. 일찌감치 <실미도>의 1,000만 관객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탄탄한 스토리가 있다. <이끼>는 동명의 웹툰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원작 <이끼>는 80부까지 나올 정도로 인터넷상에서 공존의 히트를 기록했다. 때문에 강우석 감독이 영화로 만든다는 소식이 나올 때부터 대단한 화제를 모았다. <이끼>의 러닝타임은 무려 2시간 38분. “너무 길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강우석 감독은 “들어낼 장면이 없다”며 고집을 부렸다. 그의 뚝심은 통했다. 개봉 직후 관객들은 “지루하지 않다” “전혀 길지 않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원작과 다른 결말도 <이끼>의 핵심 포인트다. 이미 웹툰을 본 이들도 새로운 시각으로 영화에 즐길 수 있다. ‘강우석표’ <이끼>가 완성된 셈이다. #연기 잘하는 배우가 있다. <이끼>에는 ‘강우석 사단’으로 불리는 정재영 유해진 외에 박해일 유준상 허준호 김상호 유선 김준배 등이 가세했다. 처음에는 등장인물이 많아 시선이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기우였다. 강우석 감독은 적재적소에 캐릭터를 배치시키며 군더더기 없는 연출을 선보였다. 강 감독의 디렉팅을 받은 배우들 역시 바위에 달라붙은 오래된 이끼처럼 영화 속 캐릭터 그 자체가 됐다. 원작 웹툰 <이끼>의 작가는 영화 <질투의 나의힘>의 주인공을 맡은 박해일을 보고 <이끼>의 주인공인 유해국을 창조했다고 한다. 그 역할을 박해일이 맡았으니 유해국이 곧 박해일이자, 박해일이 곧 유해국이었다. 30대에서 70까지 능수능란하게 소화한 정재영과 그의 수족으로 출연한 유해진 김상호 김준배의 연기도 압권이었다. #웃음이 있다. 강우석 감독이 연출한 영화에는 항상 웃음이 있다. 웃고 즐기자는 폭소가 아니라 캐릭터와 상황에 힘을 불어넣는 페이소스 섞인 웃음이다. <이끼>도 예외는 아니다. 모자란 인물로 설정된 김덕천을 연기한 배우 유해진의 연기력은 탁월하다. 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이끼>를 본 후 많은 이들이 “김덕천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주저없이 손꼽는다. 충무로 최고의 개성파 배우 유해진이 등장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이끼>는 별점 한 개를 더 얻을 법하다. 강우석 감독이 써 내려간 맛깔나는 대사도 빼놓을 수 없다. “나는 당신이 싫습니다”는 박민욱 검사(유준상)를 향해 “누가 연애하자?나”과 받아치는 천용덕 이장(정재영)의 대화 등은 억지스러움을 벗고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발한다. <이끼>는 스릴러다. 2시38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동안 마음 졸이며 영화를 본다면 상영을 마친 후 온 몸이 뻐근하고 불편할 것이다. 하지만 적절히 배인 웃음은 긴장을 풀어주는 동시에 스릴과 서스펜스를 배가시켜주는 효과를 낸다. 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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