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LA타임즈=본지특약] 美증시 햇살이 보인다

루 돕스 (CNN머니라인 앵커겸 투자분석가)미 기업들의 3ㆍ4분기 실적 발표가 서서히 마무리되면서 증시에 대한 '신중한' 낙관론이 무르익고 있다. 퍼스트 콜에 따르면 이번 실적 발표에서 스탠더드 앤 푸어스(S&P)500 기업 중 59%가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퍼스트콜의 척 힐은 기업들의 실질적인 실적은 전망치를 뛰어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잊지 않고 지적해주면서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실질 순익이 전망치를 얼마나 큰 차이로 뛰어넘었는가도 살펴보아야 한다. 지난 8년간 S&P 500기업들의 실질 순익은 전망치를 평균 2.8% 웃돌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발표된 기업들의 실적은 전망치보다 3.4%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 같은 수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발표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기 기록적인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정유ㆍ에너지 기업들의 실적이 나오게 되면 상황은 약간 달라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이들 회사의 저조한 실적 역시 적어도 전분기보다는 훨씬 나아질 것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CIBC 월드 마켓의 수석투자전략분석가인 수도 쿠마는 기업들의 실적이 지난해말 바닥을 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올해의 실적 개선은 대부분 비용절감에 기인한 것"이라며 "시장이 진정 원하는 것은 매출 증가로 인한 실적 향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같은 기업들의 근본적인 실적 개선은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2.5%에서 3%에 달하고 유럽의 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쯤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의 순익이 '질적'으로 개선됐다는 점도 최근 부상하고 있는 낙관론의 또 다른 근거다. 최근 S&P는 기업들의 실적추이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스톡옵션과 연금펀드를 비용으로 처리한 '핵심 실적(Core earning)'을 발표했다. 기업의 연금펀드 문제는 얼마 전 주가가 곤두박질치는데 크게 기여한 요인 중 하나다. 최근 크레딧 스위스 퍼스트 보스톤(CSFB)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의 연금 펀드로 인한 순익을 비용 처리할 경우 이 규모가 올해 말까지 2,43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S&P가 이 새로운 회계 기준에 따라 집계한 기업들의 실적이 예전에 비해 훨씬 저조하게 나온 것은 그리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왜 이것이 긍정적인 소식인가? S&P가 내놓은 새 회계 기준으로 인해 우리는 더욱 진실에 가까운 기업 장부의 실상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같은 사실은 '미국 주식회사(Coporate America)'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와튼 비즈니스 스쿨의 제레미 시겔교수는 "연금펀드를 비용으로 처리하는 방식에 대해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지만 S&P의 새로운 실적 산출 방식은 매우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S&P의 노력을 치하하며 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역시 이를 뒤따를 것으로 기대했다. 최근 기업들의 실적을 좀 더 '현실'에 가깝게 만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기업회계감독위원회가 설립, 초대 의장에 윌리업 웹스터가 선출된 것 역시 긍정적인 소식이다. 전직 FBI와 CIA국장 출신의 웹스터는 비록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회계 문제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부족하지만 기업회계감독위원회를 훌륭히 이끌만한 능력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느리지만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기업들의 실적과 이를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노력들은 최근 대두되고 있는 낙관론의 가장 중요한 두가지 근거다. 시겔 교수는 이를 두고 "증시가 이미 바닥을 쳤다는 충분한 근거들"이라고 지적했다. 쿠마 수석 연구위원 역시 "경기 순환 사이클을 감안할 때 지난 12개월에서 18개월동안 내리막길을 걸어온 S&P500지수는 이제 오름세로 접어들것으로 보인다"며 "머지않아 1,200에 이를 것"이라며 낙관론을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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